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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개천절이 끼인 연휴중 토요일 아침에는 준엽이와 선엽이를 데리고 남산골 한옥마을을 다녀왔다.
평소에 한번 오고 싶었지만, 그동안 기회가 닿지 않았다. 한옥마을에 오는 길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지하철로는 3,4호선 충무로 역에서 내리면 가까운 위치다.
차로 오는 것은 주차장이 없어 불편한데, 어느 건물의 경비 아저씨께서 중대병원 응급실 주차장에 세우라 한다. 한시간에 3000원 이란다.
아침엔 약간 쌀쌀한 전형적인 가을이다. 하늘 색깔은 참 곱고 맑다.
봄엔 황사와 매연 덕에 제대로 맑은 하늘 보기가 어렵고,
여름에 많은 비와 무더위로 역시 맘껏 하늘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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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아래 자리 잡은 남산골 한옥마을은 우리나라 전형적인 한옥의 아름다움을 갖춘 전통 한옥들을 이곳으로 옮겨 전시/보존하는 곳이라 들었다.
이곳에는 평민에서 양반들이 살던 가옥 5채를 옮겨 놓았다.
옛 수방사(수도방위사령부) 자리 24,000평중 2000 평정도를 한옥배치에 할당하고 나머지 20,000평 정도는 우리나라 전통 정원으로 꾸며 놓았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에는 정자와 연못도 있으며, 넓은 공원과 아름다운 한옥때문인지 결혼식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름이 한옥 마을이지 서울 명동지역의 큰 공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받으며 우리는 한옥마을로 들어 섰다.
선엽이는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연못 수로에서 노니는 고기들이 신기한지 물가까이까지 내려간다.
비단잉어 종류 인것 같은데 큰 놈은 엄청 살이 쪄 있다.
물가에서 나오지 않으려는 선엽이를 보채어 전시한옥으로 갔다. 가옥들로 향하는 입구에는 커다란 마당이 있는 데 이곳에는 투호놀이를 할 수 있는 활과 활통이 있다.
준엽이는 "아~ , 이거 투호아냐.." 하고 담박 안다. 사회시간에 배운 것이란다.
선엽이는 형이 해보는 투호놀이를 따라서 해보려고 열심히 활을 던져 본다. 형이 하는 것은 뭐든 하려고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선엽이다.
투호 놀이 옆에는 윷 과 윷판이 준비되어 있다. 준엽이는 얼마전 추석에도 집에서 윷놀이 경험이 있어 아빠/선엽팀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야외 햇살아래 던지는 윷이지만 가을 햇살이라 그런지 따사롭기만 하다. 윷놀이 게임은 선엽이의 막판 두윷 한모에 힘입어 아빠/선엽팀이 극적 승리를 했다. 역시 윷놀이의 귀재 선엽이다.
처음 구경을 시작한 가옥이 윤정 효황후(27대 순종황후) 윤씨 친가 건물이다.
이 건물은 옮긴 것이 아니라, 윤씨 친가 건물이 너무 낡아 옮기지 못하고 그 모습 그대로 이곳에 다시 지은 가옥이라 한다.
방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에 띈다. 그리고 조선도읍 지도가 있는 사랑채에서는 집안 사람의 품격을 느끼는 듯 하다.
이곳에서는 부엌안도 볼 수 있는데, 전시 부엌이라 그런지 아름답고 이쁜 느낌이 들었다. 겨울에는 좀 추을 듯..
선엽이와 준엽이를 툇마루에 앉혀 놓고 사진을 찍을 테니 얌전히 앉아 있으라 하니, 선엽이는 보란 듯이 아빠말을 무시하고
자기만의 포즈를 취한다. 하는 수 없다.
윤 씨 친가 대문 앞에는 커다란 연못이 펼쳐져 대문앞에서 보는 경치도 산뜻하다.
선엽이는 이곳에 나오자 또 연못으로 향한다.
전시 관계상 이곳 대문의 위치가 높은 곳에 있어 옆 지붕을 비스듬하게 볼 수 있다. 한옥의 지붕 처마는 직선이 아니라 곡선인데
옆에서 보니 가운데 부분이 안으로 약간 들어간 곡선임을 발견했다.
윤씨가옥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의 처마 형태가약간 안으로 들어간 형태인지 궁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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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가옥 관람을 마치고 옆건물로 들어 갔다. 이곳은 해풍부원군 윤택영이(순종의 장인)이 지은 집이라 한다.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던 것을 이곳에 옮겨 놓았다.
우리 옛 건물내부를 구경하는 것은 참 재미 있고, 흥미롭다.
우리의 건축의 문에 대한구조는 탁 트인 구조가 아니라 밖에서 보는 문 안에는 그 안을 완전히 엿볼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
따라서 문을 지나야 새로운 정경이 눈에 들어온다. 문하나 지날때 마다 생기는 호기심이 즐겁다.
이 가옥에 들어서자 어디서간 다듬이 소리가 들려온다. 오랫만에 들어보는 정겨운 소리이다.
문에 들어서자 이집 마당의 옆이 나온다. 마당에 들어서니 다듬이 소리의 주인공 두분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분은 아닐 듯 한데
아마 옛날 생각과 감회로 두분이 다듬이 솜씨를 보여주시는 듯 하였다. 두분의 다듬이 소리가 참 경쾌하고 청명한 가을 하늘과 잘 어울린다.
마당에는 절구가 있다.
관람객이면 누구라도 만져보고 절구 질도 할 수 있도록 콩고물 재료도 넣어 놓았다.
최근에는 전시물에 대한 전시 수준이 매우 높아지고 관람객의 체험도 가능하게끔 해놓은 곳을 많이 본다.
요즘 전시 담당자의 눈높이는 관람객과 많이 가까와 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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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엽이와 준엽이는 절구방망이를 같이 잡고 절구질을 해본다.
마당을 지나 건물 뒷편으로 가니 닭장이 있다. 닭장치고는 꽤 크다. 닭장에는 우리 토종닭인 듯한 닭들이 많다.
특이한 것은 닭장을 꾸며 놓은 것이 옛날 방식이다. 짚으로 엮어 암탉이 알을 낳게 하는 보금자리도 몇개 있고 실제 알을 품고 있는 암탉도 있다.
따사로운 가을 날씨와 어울려 참 평화로운 정경이 아닐 수 없다.
이곳 후원에는 멋들어진 소나무 한그루가 서있는데 이곳에서 남산 타워를 보니 한가로운 가을 날이다.
준엽이도 이곳 옛날 방식의 닭우리가 신기한지 유심히 구경한다.
후원을 지나 뒷마당을 걸으니 한옥이 참 아름답고, 구조가 아기자기 하다는 생각이 새삼들었다.
선엽이는 우리가 후원을 지나도록 보이질 않는다. 그런데 어디선가 아이의 울음이 들렸다. 가만들으니 선엽이 같다. 선엽이가 아빠를 잊어버렸다고 어느 언니들 두분에게 손을 잡고 울고 있었다.
예전에 집을 나가 4~5시간 지나도록 찾지 못한 적이 있는데, 그때에는 울지 않고 있었고 태연하게 놀고 있었는데 이제 나이가 좀 드니 다르다. 거 참~~
선엽이를 앉고 부원군 집을 나왔다. 남산의 타워 위로 펼쳐진 가을 하늘과 새털같은 구름들이 아름답게 보였다.
가을 바람이 불어 보기드문 맑은 서울의 하늘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와 연못으로 갔다.
좀 쉴겸 물고기 구경도 할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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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이곳에 도시락을 싸 가지고 가족과 함께 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옥마을 입구에서 선엽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니 선엽이는 오늘 일정이 흡족한 듯 보였다.
이곳 공원에는 서울시가 1994년 매설한 타임캡슐이 있다. 이곳도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못가고 말았다.
다음에는 좀더 넉넉한 시간을 갖고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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