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신라 1000년의 고도, 거대한 역사유적지, 자전거 관람이 가능한 도시

[첫날 - 신라의 시작과 옛 다운타운]
(대릉원(천마총/미추왕릉)-첨성대-계림-월성-석빙고-임해전지(안압지))
(대능원)

경주에는 많은 고분들이 산재해 있다. 1000년왕국을 유지하면서 56명의 왕들이 나라를 다스렸으니
고분이 많다. 신라는 다른나라에 점령되거나 패망하여 없어진 것이 아니라 마지만 경순왕이 고려에
나라를 고스란히 넘겨주는 투항을 하여 다행스럽게도 신라의 문화유적은 비교적 잘 보전되어 있다.

대능원에는 아직 주인을 알 수 없는 천마총이 공개되고 있다. 묘실 내부를 발굴당시 그대로 재현해 놓아
묘실의 내부를 엿볼 수 있다. 금관을 비롯한 이곳 유물들은 화려하기 그지 없다.
준엽 선엽이는 커다란 언덕 같은 무덤들이 신기한가 보다.

경주시에는 최근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자전거 전용도로들을 만들고 있다. 참 좋은 아이디어다.
대능원에서 출발하여 첨성대, 계림, 월성, 임해전지(안압지)까지 가는 자전거 길은 환상적이다.
이 자전거 도로는 그동안 첨성대를 옆을 지나다녔던 대형차들의 통행을 막아 문화재 진동과 충격으로부터 훼손을 막는 의미도 있다 한다. 특히 미미한 첨성대의 기울어짐 현상에 시당국이 서둘러 결정했다 한다.

한적한 시골정취와 웅대한 5릉과 주변 푸른 잔디를 옆에두고 달리는 기분이란 상쾌하다.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준엽이는 신이나서 저만치 달려간다. 그리고 자전거뒤에서 편히 구경하는 선엽이도
싷지 않은 표정이다. 준엽엄마도 자전거 타는 것에 곧 익숙해 졌다.

첨성대는 선덕여왕때 만들진 별을 관측하는 장소다. 모두 28개의 기단으로 쌓여져 있으며 28절기를
상징한다고 한다.

준엽이는 들어가는 문이 없어 보이는데 어떻게 저안으로 들어갔을까 ? 질문을 한다.

찾아보니 사다리로 출입했다 한다. 마치 여인의 몸과 같이 날씬 한 1500년전 디자인이 일품이다.

첨성대가 지혜로운 선덕여왕때 만들어졌으니 알듯말듯한 자유분방함과 융퉁성이 느껴지는 건물이다

첨성대에서 월성쪽으로 조금 가다보면 계림이 보인다. 신라 석탈해 왕때 닭이 밤낮을 두고 울어 가보았더니
커다란 상자가 나무에 매달려 있었고, 나무속에서 예쁜 아이가 있었다 한다.

석탈해 왕은 왕을 이을 후사가 없어 이 아이를 하늘이 내려준 아이로 여기고 성은 금궤상자에서 나왔으니 김 씨라 하였고 이 아이가 경주 김(金)씨의 시조인 김알지라 한다.

월성은 신라 1000년의 궁터이다. 하지만 월성에 가보니 허허벌판이어서 여느 산성이나 다름 없어 보인다.
조금은 실망하였다. 월성은 토성으로 비교적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경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옛 경주의 건축물들은 월성을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다. 준엽이와 나는 자전거로 성안을 이리저리 둘러 보았
다. 성내에는 예전에 얼음창고로 쓰였던 석빙고 시설의 자취가 남아있다.
준엽이는 석빙고 입구까지 가서 불어나오는 찬 공기를 느껴보며 시원하다 한다.

월성 끝자락에는 경주 박물관이 산아래 위치하고 있는데 벌써 해가 어둑어둑해 지고 폐관시간이 다되어 다
음날 보기로 하고 안압지(임해전지)로 향했다.

안압지는 왕과 귀족들이 연회를 즐기거나, 나라에 큰 손님이 왔을때 손님을 접대했던 일종의 영빈관 같은 장
소 였다 한다. 1975년 안압지 연못을 발굴한 적이 있는데 많은 종류의 진귀한 유물들이 발견되었다.
1500년동안 이곳에 빠트린 물건들을 발굴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 이었을 것이다.
임해전지에는 많은 건물들이 들어 섰던 흔적이 있다. 그리고 연못또한 곡선으로 이루어져 자연미를 느낄 수
있다.

첫날 설레이는 마음으로 경주에 도착하여 바로 자전거 타기를 해서 그런지 몸이 피곤하다.
경주에는 고등학교 수학여행이후 처음이다. 한 여름으로 들어설 이즈음 경주는 수학여행온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두쨋날 - 통일과 전성기]
(불국사-석굴암-대왕암(감포)-월성원자력 발전소 견학-감은사지-골굴암)

  경주여행을 계획하고 막상 계획을 세우려 하니 볼 것이 많은 경주를 어떤 순서로, 어떻게 일정을 잡아야 할 지   막막했다.
결국 국학 연구소의 임 국장님에게 도움을 받았다.
추천한 대로 세개의 테마를 잡아 일정을 잡으니 그날 그날의 테마가 명확해지고 보아야할 장소도 좀 쉬워졌   다. 꼭 필요할 때 한방에 해결해 주는 사람이 바로 전문인가인 것 같다. 임국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석굴암)

토암산 중턱에 있는 석굴암까지는 이젠 도로가 산꼭데기까지 놓여져 있어, 산 정상 주차장에서 석굴암까지 한   1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산정상에 꾸불꾸불 만들어 놓은 석굴암 가는 산책길은 너무 아름답다.
신라인의 자유분방함과 같이 길도 뱀과 같은 꼬불꼬불 산길이다. 정상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전혀 오르막이   아니다.
그래서 그 산길을 걸어 가는 느낌은 참 상쾌하다. 경치도 좋을 뿐 더러 평지 길이고, 정상으로 산들산들 불어   오는 바람도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석굴암에 도착하니 이미 먼져온 학생들로 바글바글 하다. 다행히 그들 일행은 우리가 도착할 즈음 관람을 끝
내고 빠져나가는 중이었다. 조금 지나니 원래의 모습대로 조용해졌다. 석굴암 암자에는 이름 모를 산새들
만 울어댈 뿐..

석굴암은 유리로 쌓여져 있다. 아마 훼손의 염려로 보호중인가 보다.
멀치감치서 보는 석굴암 부처님은 여전히 아름답다. 석굴암 주위에는 보수공사중에 나온 원래 석굴암 바위
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마 너무 낡아서 새것으로 대치되며 이젠 쓸모 없어 밖에 전시된 것 같다. 버려진 석
굴암 석조물들이 마치 옛 신라인들의 손길이 느껴지는 듯 친근감이 들었다. 준엽이와 선엽이는 석굴암 가는
꼬불꼬불 평지 산길을 뛰어 다니며 장난을 쳤다.
정상아래 멀리 보이는 동해의 모습이 장엄하였다. 왜 이런 산속에 옛날로치면 거대한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
을까 ? 내 생각으론 아마 왜구의 침략을 막으려는 신라인들의 염원이 담겨져 있지않나 생각해 본다.
통일신라 시대 주변의 위협이 될만한 적은 왜구 밖에 없었으며, 그들의 불규칙한 침략과 왜구의 상륙으로
피해 입기 쉬운 경주의 지리적 위치로 통일신라 왕의 걱정은 왜구가 유일 했을 것이다.

(불국사)

석굴암을 먼저 구경한 이유는 지도상에는 석굴암 정상 까지밖에 도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상에 가보니 감포쪽으로 가는 도로가 이미 만 들어 져 있다.

다음에 이곳에 온다면 당연 불국사->석굴암->감포 문 무대왕능 순으로 일정을 잡는 것이 좋겠다.

불국사/석굴암은 통일신라 초기의 화려함이 잘 나타나   있는 건물이다. 특히 이시대의 건축물은 조잡하지 않
고 웅장하며, 씩씩한 기상마져 느껴진다.

아마 이시기   는 신라가 한반도에 남아 있는 당나라와 치열한 전투를   벌인끝에 그들을 한반도에서 몰아내 고 비로서 진정한 삼국통일을 달성하여 정신적인 승 리감   이 최고조인 시기일 것이다.

  불국사는 서기 750년경 경덕왕의 명을 받아 재상 김대성이 감독을 맡고 축조 하였다 한다.

싸온 도식락을 이곳 불국사 한모퉁이 잔디밭에서 먹기   로 했다.

야외에서 먹는 밥은 반찬이 김치만 있어도 맛있다. 선   엽이, 도엽이, 준엽이의 왕성한 식욕앞에 어른들은 조
금씩 먹고 말았다.

신라시대의 탑들은 일제와 도굴꾼들에의해 거의 모든   탑들이 훼손되었다. 잭이라는 장비를 동원해 탑을 들
어 올린다음 탑안에 봉안된 사리구를 훔쳐갔다. 불국   사   석가탑도 한번 도굴꾼들에의해 들어올려졌었다.

그후 당국에의해 발굴/복원작업중 지지대가 부러져 석   조물 일부가 깨지는 대형사고를 겪기도 했다.

불국사에는 부처님 오신날 행사 준비로 연등들이 색색    의 빛깔로 달려 있었 다.

(대왕암 / 감은사지)

이번 경주 기행중 재미는 일정 중간에 동해바다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바다는 아이들에게도 재미있는 곳이 아닐 수 없다. 불국사를 떠나 대왕암에 다다르니 이미 수학여행온 아
이들로 바글바글 하다. 이곳의 바다는 조약돌이 많아 아이들과 돌던지기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선엽이는 거침없이 바다로 뛰어가더니 형들 따라서 돌던지기를 한다. 이곳은 삼국통일의 주인공중의 하나
인무열왕(김춘추)의 아들 문무왕의 무덤이다.

삼국통일후 정치/사회 안정에 총력을 기울인 문무왕은 죽어서도 동해의 용인되어 왜구의 침략으로 부터 신라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바다에 무덤을 만드는 유언을 한다.

실제 대왕암은 하늘에서 보면 + 형태이며 가운데에는 약 2.5 미터 깊이의 구멍이 파여 있다 한다.

문무왕의 아들 신문왕은 효성이 지극한 자식이었던 것 같다.

그는 바다에 묻친 아버지의 묘지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문무왕의 수중능 가까운 곳에 감은사지를 세웠다.
감은사지의 탑은 통일신라의 당당함과 기상을 보여주는 듯 하다.

준엽이와 함께 지금은 풀만 번성한 감은사지를 거닐었다.

(월성원자력 발전소)

이곳에 개인 견학신청을 미리 해놓았다. 도착해보니 예정관람시간보다 약 10분정도 늦었다. 그런데 예약확
인을 해보니 예약명단에 없다한다. 분명 며칠전에 팩스를 보내어 예약을 했는데... 하는 수 없이 그때 보냈던
팩스원본을 보여주니 홍보담당직원이 나왔다. 이곳 관람 예약은 개인관람은 반기는 것 같지 않았다.
그렇게 친절하지 않으려면 아예 개인 관람은 않한다고 명문화 하던지.. 여하튼 70년대 관공서의 분위기가 물
씬 나는 곳이다.

홍보부서에서 과장한분이 나오셔서 홍보관만 설명했다. (* 사실은 원자력 발전소 내부견학이 정코스라 한다)
그래도 원자력 발전이 왜 중요한지 알 것같았다. 한마디로 석유나 다른 대체 발전에 비해 무지싸다.
하지만 폐기물이 사람에게 유해하며 처리 방안이 확실하게 나와있지 않다.
사실 견학중에서도 핵폐기물 처리에 대해 설득력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 우리는 홍보관에서 원자력발전의
원리와 우리나라 원자력발전 운용기수가 16호기로 세계 6위 등의 얘기를 듣고 발전소를 빠져 나왔다.

(골굴사)

우리는 감포에서 빠져나와 경주쪽으로 갔다. 가다보면 골굴사/기림사로 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저녁해는 뉘엿뉘엿지고 다리도 약간 아프다.
이곳 골굴사에는 유명한 신라마애석불이 있다 한다.
골굴사는 절터를 잡아 계단식으로 된 곳이 아니고 부석사와 같이 비탈에 한채씩 건물이 뜨문뜨문 배치되어
있다. 비탈을 오르다 보니 외국스님의 얼굴도 보인다. 아마 이곳에서 수행중이신 것 같다.

마애석불의 위치는 커다란 바위 꼭대기에 있다. 예전에는 마애석불 보기위해 매우 위험한 바위를 올라야 했
는데 지금은 주지스님의 배려로 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한다.
마애석불 부처님의 상호는 매우 씩씩하며, 자신감이 있는 모습이다. 아빠가 시키지 않았는데 선엽이는 마애
석불에 절을 하는 어느 여신도님의 옆에 나란이 서서 같이 절을 한다. 속으로 조금 당황했지만, 아주머니께
서 "아이 이쁘다.. 부처님께서는 아이들을 제일 좋아 하신단다.. 소원을 빌면 잘 들어 주신대~" 라고 하시면
서 무슨 소원을 빌었냐고 물으신다. 선엽이는 그져 웃기만 한다.
준엽이는 무슨생각을 했는지 자기도 절을 하겠다고 하며, 삼배를 한다. "무슨 소원을 빌었니 ? " 하고 물으니
그냥 웃고 만다.

[세째날] 신라인의 종교와 삶

숙소출발 - 괘릉 - 영지 - 경주남산(서출지,남산동쌍탑,보리사),탑곡마애조상군, 포석정지 - 분황사 - 황룡사 - 김유신장군묘 - 태종무열왕릉과 서악동고분군 - 숙소로...

(괘릉)

오늘의 일정을 보니 불국사 인근 외곽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코스다. 새삼 임국장님이 만들어주신 일정이 매
우 동선이 잘짜여져 있다는 걸 느낀다. 괘능은 원성왕의 무덤이라 한다. 아무런 묘지석이 없지만, 흥복사지
터에 잡은 왕의 무덤과 이와 관련된 기록에 의해 확인 되었다 한다.
아침 햇살이 따사롭다. 선엽이는 여행중 막내 삼촌과 야구하는 취미에 흠뻑 빠진 것 같다.
이곳 묘소는 원래 물이 많이 있었던 곳이라 한다. 어떤 연유인지는 몰라도 왕의 장례도 물위의 돌에 걸어 놓
았다는 뜻으로 괘능으로 불리고 있다.

괘능은 경주에 있는 수많은 왕릉 가운데 주변석을 비롯해 비교적 잘 보존된 능이라 한다.

그리고 4마리의 석사자가 동서남북을 바라보며 수호하는 상석과 외국인듯한 (안내인은 아마 아프리카스탄인 쯤으로 추측하셨다) 자가 상석으로 놓여져 있다. 돌조각은 약간 비스듬히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조각에서도 신라의 자유분방함과 씩씩한 기상이 느껴진다.

예전에는 문무의 구별이 모호해 문관복장을 하고 옷속에 감추어진 칼의 모습도 보인다. 그리고 상거래를 할 때 쓰인 것으로 보이는 계산 주머니도 보인다. 괘능에서 설명해주신 왕능안내인은 자원봉자자로 보이는
키가 작은 아주머니인데 매우 상세하게 설명하여 주셨다.

준엽이와 함께 능쪽으로 올라가 호위석에 새겨진 12간지 동물들을 추측해 보았다. 준엽이는 신라인들이 그
린 12간지 동물들 문형이 신기한가 보다. 풍부한 상상력으로 발휘된 훌륭한 작품들이다

(영지)

영지는 괘능에서 그리 멀지 않으나 도로에서 찾아가는 입구찾기가 쉽지 않다.
한참을 헤맨후에 영지로 들어섰다. 이곳은 박혁거세 차차웅의 왕비가 태어난 곳이다. 박혁거세가 알에서 나서 왕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의 왕비 알영도 이곳 영지 우물터에서 용의 알에서 태어났다 한다.
자라면서 미모가 출중해 소문이 경주에까지 자자했다 한다.
이 소문을 들은 박혁거세 차차웅이 18세가 되던해 알영낭자를 만났으며 두사람은 사랑에 빠져 결혼해 백년해로 했다 한다. 박혁거세는 34년간 나라의 기틀을 다지는데 많은 기여를 했으며 박혁거세가 돌아가시고 일주일만에 알영왕비가 돌가셨다 한다. 두분은 대릉원 근처 오릉에 합장되어 죽어서도 함께 묻혀 계신다.

영지는 커다란 저수지만 뎅그란히 있을 뿐 별다른 유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준엽이와 선엽, 도엽이는 영지마을 내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야구놀이를 하다 서출지로 출발했다.

(서출지)

서출지 커다란 연못이다. 이 연못은 연잎들로 차있어 운치가 있다. 효소왕의 암살을 하늘이 알려준 일화로 이곳이 유명하나다. 효소왕이 어느날 밖으로 행차를 하는데 까마귀가 자꾸 귀찮게 따라다녀서 그 까마귀를 쫒아 버렸는데 이번에는 왕앞에 쥐가 나타나 "저 까마귀를 쫒아 가보세요" 라고 말을 했다 한다. 왕은 신하를 시켜 까마귀를 쫒아 가보았는데 까마귀는 연못에 이르러 사라졌으며, 한 노인이 연못에서 나타나 종이 한장을 주었다. 그 종이에는 "사금갑"이라는 글이 쓰여져 있었다. 왕은 궁으로 돌아와 거문고 갑을 화살로 쏘았더니 왕의 암살을 꾀하던 중 한명과 궁녀가 화살에 맞아 죽었다 한다.
왕은 까마귀의 은혜를 갚기 위해 오기제를 지내주었고, 여기서 오곡밥도 유래한다고 한다.

서출지에서 준엽이와 삼촌, 아빠와 선엽이와 편을 먹고 야구를 했다. 선엽이는 야구에 재능이 있다고 삼촌이 말한다. 그말에 선엽이는 의기양양하게 열심히 배트를 휘두른다.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보리사 / 남산 탑골 마애조상군)

서출지에서 조금 내려오면 보리사 이정표를 볼 수 있다. 최근에 세워진 보리사는 옛날 경주남산(낭산)의 보리사는 아니다. 단지 현재 보리사 경내에 통일신라 시대 것으로 추정 되는 마애석불이 있는데 그것을 구경하러 갔다. 최근에 세워진 절이지만 대나무로 둘러싸인 보리사 가는 길은 운치가 있다. 대웅전 옆에 그 마애석불이 놓여 있는데 그 상호가 매우 아름다웠다. 석굴암의 부처님이나 골굴사의 마애부처님상이 생각났다.
어제 골굴사에 들려본 준엽이도 골굴사의 부처님과 얼굴이 비슷하다 한다.
준엽이와 선엽이는 냉큼 빽빽한 대나무 밭에 들어가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 칼싸움 놀이를 시작한다.
보리사 절에서는 며칠뒤 석탄일 준비하시느라 마이크 성능 테스트 중이었다.

보리사를 나와 조금 아래로 내려가니 탑골 마애조상군 유적지 이정표가 보였다.
절이라기 보다 살림집 같이 생긴 예쁜 정원을 갖은 아담한 절을 지나니 바로 마애석불군이 나왔다.
신기하게도 이곳에는 신라의 황룡사탑인듯한 9층 탑의 모양이 음각되어 있다. 신라의 3대 보물이 진평왕의 옥대, 황룡사 장육존불, 황룡사 9층 탑이라 한다. 현재는 모두 볼 수 없다.
바위에 새겨진 소박한 마애석불들의 모습들이 신기했다. 여러분의 부처님 상을 한곳 바위에 새긴 희귀한 유적이다. 바위 위쪽 저편에는 탑이 서있었다. 아마도 탑앞에는 옛날 자그마한 대웅전이 서있지 않았나 상상해 본다.

(포석정지)

우리나라 사적지 1호가 포석정지라 한다. 일제가 의도적으로 우리역사를 폄하하기 위해 이곳을 사적지 1호로 정했다 한다. 정말 일본사람들의 사고구조는 연구대상이다. 그들은 매우 치밀하여 한편으로는 조잡함 마져 든다. 그러나 일제하에 우리역사 파괴에대한 연구는 어디서인가 진행되어야 할 과제 같다.
석굴암에서 일본사람들이 가져간 3층 탑, 다보탑 사자상, 그리고 많은 유물들..그리고 역사 왜곡흔적들..

이러한 내용을 이곳 유적 안내자원 봉사자께서도 말씀하신다. 놀고 먹다 망한 나라 선조가 너희다~ 라는 논리로 사적지 1호로 지정했다 한다. 사실은 이곳은 제를 지내는 사당이 있었다 한다. 포석정은 단순 유흥의 장소가 아니라 정신 수양의 장소라는 말이 설득력이 있다.

경애왕당시 견훤은 영천까지 밀고 들어와 있었고 신라는 커다란 혼란 직전이었다. 적이 코앞에 와있는 와중에 유흥을 즐길 왕이 어디있겠는가 ? 더우기 경애왕은 후고구려에 도움을 요청한 처지였지 않은가 ?
63개의 돌로 정교하게 짜여진 포석정의 설계모습에 첨성대와 석굴암이 생각났다.

(자전거탐사 / 대능원->첨성대->안압지->분황사->황룡사지)

도엽이 엄마가 기대하고 고대하던 자전거 탐사를 대능원에서 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요즘은 개인관광객보다 수학여행단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자전거 대여점은 일종의 비수기이다.
대릉원 주차장 모퉁이 자전거대여점에 우리가 갔을때에는 많은 자전거들이 대여중이었다.
선엽이를 뒤에 태우고 엄마, 준엽, 작은아빠, 작은엄마 5대의 자전거는 첨성대 쪽으로 향했다. 첫날 자전거 탐사코스와 동일하다. 오늘은 월성에는 가지 않고 대신 분황사와 황룡사지를 돌아볼 생각이다.

대릉원에서 시작되는 자전거 도로는 임해전지(안압지)까지만 되어 있고 그 이후는 일반 도로다. 다행히 몇몇 자전거가 우리가족의 자전거 행렬에 합류하여 거대한 자전거 무리가 되었다. 도로가 넓지 않아 약간 위험스럽긴 하지만 차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한적하다. 우리는 분황사에 들렸으나 이미 폐장시간이 다되어 분황사는 단념하고 건너편 황룡사지로 향했다. 여기 부터는 한적한 시골 길이다.

아마 황룡사지 발굴을 시작하면서 도로를 낸 것같다. 진흥황이 황룡사를 만들시기 이곳은 늪지였다는 기록이있다. 그래서 그런지 발굴지를 제외하면 모두 논바닥이다. 황룡사는 약 95년에 걸쳐 만들어진 거대 사찰이다.

월성에서 보면 우측에 자리잡은 황룡사는 신라불교의 상징적 의미였다.

그리고 절가운데 세워진 황룡사 9층탑은 신라의 정신의 지주였으리라 생각된다. 황룡사터에는 푸른 잔디와
하얀 주춧돌들로 폐사의 느낌보다는 아름답기까지 하다. 9층탑이 있었던 자리에 올라와 동서남북을 바라보니 그옛날 경주로 돌아온 느낌이다. 황룡사 9층탑으로 추정되는 모형그림이 2개가 있어, 얼마전 역사스페셜시간에 컴퓨터그래픽으로 복원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1000년 고도 경주에 우뚝선 황룡사탑의 모습이 얼마나 신라인들에게 자부심이 되었을까 상상해 본다.
9층탑은 선덕여왕때 만들어졌는데 신라에는 그것을 만들만한 장인이 없어 백제에서 초빙했다 한다.
백제 장인 아비지는 탑건립중에 꿈속에서 백제가 멸망하는 것을 보고 갈등속에서 만들었다 한다. 조국의 패망과 조국을 패망시키는 나라에 와서 훌륭한 건축물을 세우는 백제장인의 고뇌였을 것이다.

저녁노을이 지는 황룡사지 넓은 잔디밭에 앉아있으니 시간가는줄 모를 것 같다.
우리가 탄 자전거 5대는 저녁놀이 지는 들녁을 천천히 달려 월성 끝자락에 위치한 경주박물관에 도착했다.

(경주박물관)

이곳 입구에는 에밀레종(봉덕사신종)이 전시되어 있다. 준엽이와 나는 유물해설 이어폰을 구입해서 듣기로 했다. 서울 민속박물관에서는 대여료가 1000원 이었는데 이곳은 3000원이나 한다. 그래도 이이어폰을 끼고 유물들을 지나갈때 설명을 들을 수 있어 관람이해에 도움이 많이 된다. "모르면 돌덩이요 알면 다시 보게 된는 것이 역사유물인 것 같다"

많은 유물들이 연대별로 진열되어 있는데, 특히 능에서 출토된 각종 도기 토기 조각품들은 정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금으로 화려하게 만든 금관과 허리띠, 그리고 자유분방함이 넘치는 그릇장식들.. 참 인상적인 유물들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에는 찬찬히 보면 매우 의미있는 유물들이 많다고 한다. 아마 피곤함으로 그냥 지나친것도 한둘이 아니었을 것 같다. 신라는 금의 나라라는 말이 실감났다.

다른 건물 전시실에는 황룡사에서 출토된 유물도 전시되어 있었다. 치미를 비롯해 많은 볼만한 것이들이 있었다. 아마 제대로 보려면 시간을 더 할애해야 할 것 같다.

우리가 탄 자전거는 천천히 경주 시골길을 지나 첨성대 계림쪽으로 향했다. 자전거 산보인 셈이다.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작은엄마를 위한 코스이기도 하다. 사실 계림을 지나 마을쪽에는 서원외에는 다른 유적지는 없다. 하지만 자전거 타며 다니기에 기분좋은 길이다.

대릉원에 주차장에 도착하니 종로어디쯤에서나 봄직한 노래하는 가수가 대릉원 입구 안내판에 앞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노래들이 주로 요즘 노래는 아니다. 알고 보았더니 직장인 동호회에서 하는 자선 음악회라 한다. 저녁놀 지는 대릉원의 풍경과 통키타를 치며 노래하는 가수의 노래가 아름다워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김유신 장군묘, 태종 무열왕능)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김유신 장군묘에 들렀다. 월성에서 좌측 산자락에 김유신 장군묘가 있으며 그 옆 자락에 태종 무열왕의 능이 있다. 삼국통일의 영웅들이 같은 산의 자락에 묻힌 셈이다.
무열왕능의 거북비는 온데간데 없고, 거북과 비석위를 덮었던 부분만 남아 있다. 그리고 봉분 주변을 감쌓을 법한 띠석들은 보이지 않는다. 짐작컨데 누군가 크게 도굴을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무열왕능 아래에는 당나라에 볼모로 잡혀가 66세 임종할 때까지 아버지를 도와 삼국통일의 훌륭한 외교관 역할을 한 김인문의 묘가 보인다. 무열왕의 둘째아들로 당나라에서 신라의 입장을 옹호하고 죽을 때까지 볼모 역할을 다하고 죽어서 신라로 돌아오신 분이다.

경주로 출발하면서 나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는 힘이 무엇이었을까 ? 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내나름대로 얻은 결론은 이렇다.

** 신라의 통일 원동력이 무엇인가 ?

비옥한 토지, 훌륭한 문화를 갖은 백제, 강대한 고구려의 틈바구니에서 신라의 백성과, 지배층, 왕들은 나라의 생존과 안위를 위해 일치 단결했다.

통일 신라 전후까지 대개의 신라왕들은 나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였으며, 차기 왕의 선택도 권력의 논리가 아닌, 그들의 생존권을 가장 잘 지켜줄 지혜롭고 훌륭한 인물을 선택하였다.

자원이 상대적으로 적고 통일전까지도 강대하지 못했던 신라는 외부문화에 대한 유연하고 적극적인 수용자세를 갖었다.

인재양성에 엄청난 관심을 갖었다. 선덕여왕때 많은 귀족자제들을 당나라에 유학시킴으로서 신라는 선진제도와 문화를 당은 신라를 통해 백제와 고구려에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진흥, 진평, 선덕, 무열왕으로 이어지는 크린업트리오의 강성한 국가시스템구축은 일사불란하게 외부 공 격에 대항하고 나아가 극대화된 역량으로 백제, 고구려 정벌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백제의 의자왕, 고구려의 보장왕 등은 강성한 당나라에대한 국가적 위기감이 부족했으며, 이에대한 대비가 적었다. 특히 신라가 당에 제공하는 두나라에대한 정보는 실제 전투에서 당의 일방적 승리를 앉겨주었다.

◇ 여행일정 :
    첫   날 : 대릉원-첨성대-계림-월성-임해전지
    둘째날 : 석굴암-불국사-대왕암-월성원자력-감은사지-골굴사 발전소-
    셋째날 : 괘릉-영지-서출지-보리사/남산 마애조상군-포석정-자전거탐사(대릉원~경주박물관/황룡사지)-김유신장군/무열왕릉

◇ 사진들 :

◇ 교통편 :
경부고속도로-경주IC

◇ 자세한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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