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마을)
아직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지만 완연한 봄이다. 따사로운 햇살이 구례지역 구석구석을 데우고 있었다. 멀리 장엄한 지리산의 빛깔도 봄 빛이다. 풍수지리가들은 구례지역을 우리나라에서 몇 않되는 길승지로? 꼽고있다.
같이 동행한 지수는 버스안에서 선엽이와 장난치느라 바쁘다.
지리산 단지에 있는 산수유마을의 명성은 이미 전국으로 퍼져, 이맘때면 수많은 관광버스로 동네가 빼곡하다.
관광단지내에서는 축제를 알리려는 듯 시끄러운 뽕짝음악이 여기저기서 제멋대로 흘러나온다.
아름다운 지리산의 봄 정취와는 어울리지 않는 소음공해다.
식사후 산수유 마을로 갔다. 이곳에서 우리나라 전체 산수유 생산하여 공급한다고 한다. 전설에의하면 옛날 산뚱반도에서 이곳으로 시집온 처녀가 한약재로 쓰이는 산수유 나무를 가져와 심은 것이 효시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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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보니 매화마을의 효시도 홍쌍리여사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고 보면 여인들의 지혜와 선택이 마을의 부를 가져온 셈이다.
선엽이와 지수는 버스에서 내리니 마냥즐거워 한다. 이내 산수유 꽃나무 사이로 사라지더니 보이지도 않는다.
최근 꽃샘추위로 아직 활짝 피지는 않았지만 노오란 봉오리들이 예쁘다.
이렇게 많은 노란 산수유 꽃들이 열매 맺어 빨간 산수유로 변해도 장관일 것 같다.
멀리 지리산 자락 여기저기에서도 봄의 기운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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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벗꽃마을)
버스는 산수유마을을 빠져나와 구례마을을 지났다. 풍수지리가들의 안목이 아니더라도 구례지역은 넉넉한 지리산과 넓은 경작지, 그리고 아름다운 섬진강을 끼고있어 살기좋은 곳임에 틀림없을 것 같다.
봄 볕을 받아 넓은 밭에서는 보리싹들이 파릇파릇 올라 잔디밭을 연상시킨다. 평화로운 정경이다.
조금지나니 섬진강에 다달았다. 쌍계사 벗꽃 구경인파와 차량으로 우리가 탄 버스는 섬진강 건너편 길을 택했다.
섬진강은 때묻지 않은 자태로 매력적인 강이다. 물도 맑을 뿐더러 구불구불한 강의 흐름으로 생겨난 곡선들을 고스란이 간직하고 있어 자연스러움과 평화스러움이 있다.
내게는 매화니, 산수유 꽃보다도 더 눈부신 곳이 섬진강이다.
조금 지나니 섬진강변에 자리잡은 청매실 농장에 도착했다. 많은 차량으로 버스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청매실 농장에 오르니 구경운 많은 사람들로 다니기도 쉽지않다. 하지만 온통 하얀 매화꽃밭은 장관이 아닐 수 없다. 나름대로 매화 축제를위해 여기저기 배려한 흔적도 보이지만 많은 인파를 감당하기엔 좀 부족한 감이 든다.
산책로를 따라 원형으로 한바퀴 돌았다. 아직 앙상한 대지에는 수많은 매화꽃으로 물들여져 있다. 조금지나니
씩씩한 대나무 숲이 보인다. 준엽이와 선엽이는 대나무 가지 하나씩 들고 전쟁중이다.
선엽이는 엄마와 먼져 가고 나는 준엽이와 천천히 내려왔다. 청매실 농장 언덕에서는 섬진강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얀 매실꽃과 꾸불꾸불하여 평화로와 보이는 섬진강의 흐름을 감상할 수 있으니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내려오니 청매실 열매를 보관/숙성시키는 수많은 항아리들이 눈에 띈다.
무지 많은 인파와 함께 주차장 근방으로 내려와 선엽이와 엄마를 기다렸다.
인파속에서 지수형과 장난을 치며 내려오는 선엽이를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많은 매화꽃을 처음 본 것같다. 수많은 꽃과 인파가 인상적이 곳이었다.
(선암사)
몇년전 송광사에 갔을 때 시간적인 제약때문에 조계산 건너편 선암사를 방문하지 못했다.
선암사는 예전 이승만 정권이전에는 송광사와 쌍벽을 이루는 매우 큰 절로 번성했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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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산 자락에 자리잡은 송광사는 지눌선사의 선종 중심사찰이 되어 현재도 조계종 본사와 총림으로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조계산 반대편 자락에 자리잡은 선암사는 대각국사 의천의 교종 중심사찰로서 송광사와 쌍벽을 이루며 매우 번성하였다.
이승만 정권시 일제의 잔재이기도한 결혼한 대처승 문제가 불교계의 큰 잇슈가되어 정화운동의 정점에서 선암사가 있게 되었고, 수많은 폭력과 갈등의 현장이기도 했다.
선암사는 그이후 대처승을 인정하는 태고종의 본찰이 되었다. 선암사는 옛사찰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도량에 들어서면 우리건축과 정원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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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마을에서 신나게 놀던 선엽이는 버스에서 잠이들었다. 깨워보았지만 자기는 그냥 자겠다 한다.
지수와 준엽이와 선암사 길로 들어 섰다. 약 1.5키로의 이 길은 아름다운 계곡을 끼고 있어 아름다운 산책코스다.
처음 만나는 선암사 건축물은 승선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돌다리 라고 한다.
자연암반을 주춧돌로 삼아 쌓아 만든 다리는 규모도 매우 클 뿐더러 균형미가 느껴진다. 안타깝게도 강선루는 현재 공사중. 강선루를 조금 지나니 커다란 연못이 나왔다.
절 밖에 인공적으로 만든 연못이 인상적이다.
선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뒤깐이다. 송광사의 뒤깐만큼 아름다운 해후소이다. 뒷깐의 건축배치가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자연 통풍식으로 만들어 놓은 아이디어도 인상적이다. "ㅅ간뒤" 라고 쓰인 해우소 작은 현판을 가르키며 준엽이에게 읽어 보라했더니 머리만 갸우뚱..
같은 조계산 자락에 위치하면서도 이렇게 절들의 느낌들이 다를 수 있을까 ?
송광사는 멋진 선비와 같다하면, 선암사는 수수한 아낙의 푸근함이 느껴진다.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조금 시간을 넉넉히 하여 절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싶어진다.
버스로 돌아오니 선엽이는 잠에서 깨어 넓은 야외 주차장에서 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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