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사 은행나무)

서울 주변 산을 다니다 간혹 지방쪽의 좋은 산을 선택하니 출발부터 마음이 설렌다. 날씨는 바람이 약간 불지만 산행시 땀이 흐르는 것을 감안하면 산행하기엔 좋은 날씨다. 5월중순까지 이지역 대부분 산이 산불방지로 입산금지 기간이다. 이 기간중 이지역에서 유일하게 등산객의 입장을 허용하는 산이 이곳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산행후 일주일 뒤에 큰 산불이 나서 영국사와 은행나무는 피해를 모면했지만 주변일대를 모두 태웠다 한다. 산불 대부분이 인재이다 보니 유일하게 입산허용된 큰산에서 산불이 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삼단폭포를 지나 나즈막한 언덕을 넘으면 영국사가 나타나고 은행나무가 반갑게 맞아준다. 이 나무는 수령이 500년 정도로 국가와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한다. 특이한 것은 이 나무의 땅으로 늘어진 가지마다 받침대를 세워주어 관리하는 분들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은행나무도 매우 건강해 보였다. 이번 화재에서 살아남아 참 다행이 아닐 수 없다.

(A코스-미륵길/암릉길)

천태산 매표소 아저씨에게 코스에 대해 물으니, A코스로 시작해서 D코스로 내려오라 권하신다. 아이들이 가도 무난한 코스라 말씀하신다. 영국사를 왼편으로 끼고 조금 올라가니 A코스 입구가 나왔다. 이곳에서 10분정도 올라가니 본격적인 암릉지대가 나온다.

준엽이는 안전한 길대신에 암벽으로 오라오겠다 한다. 따스한 봄 햇살에 부딛쳐 바위가 유난히 희게 보였다. 태석아빠의 도움으로 밧줄을 잡고 올라오는 준엽이 모습이 약간 긴장되어 보인다. 하지만 구간 정상에 도달하자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이곳에서 보는 경치도 가히 일품이다.

조금지나자 75m의 암릉길이 나온다. 경사 60도의 이길을 밧줄을 타고 올라갔다. 릿지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중의 하나이다.
어찌보면 천태산행의 하일라이트가 아닐까도 싶다.

(진달래 능선-정상)

엄마를 비롯한 태은이, 선엽이 75미터 암릉길 우회길을 선택했다.
우회길이라 하지만 제법 가파른 바위길이고, 바줄까지 걸려 있다. 능선 곳곳에는 진달래들이 우리를 반기고 있다. 발알래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치와 진달래가 어울어져 오늘도 후회없는 산행이 될 듯 싶다.

(천태산정상/720m-봄꽃 만발한 산)

천태산 정상에서 보는 경치는 일품이다.
이곳의 매력중의 하나는 주변 아름다운 산들을 감상할 수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더구나 정상에서 바라보는 산들은 온통 을긋불긋 꽃대궐을 이루고 있어 장관이었다.
고향의 봄에 노랫말에 나오는 "꽃대궐" 이란 노랫말을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D코스-하산길)

예쁜 꽃들과 연초록 색으로 치장한 산을 감상하며 내려오는 코스는 감동적이다. 이길은 능선길로 전망이 매우좋다. D코스로 내려가면 영국사가 나와 출발 했던 지점과 만나게 된다. 계곡길로 내려오는 길에는 벗꽃들이 눈부신 봄햇살에 부디쳐 더욱 눈부셨다. 참 아름다운 하산길이다. 계절의 변화로 짧게 찾아오는 봄이지만 천태산에서 본 봄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준엽이는 이번 산행에서 "크레파스에만 있었던 색깔(연초록)을 보았는데.. 참 아름다웠어요..."라고 말한다. 아이나 어른이나 느낌과 감동은 같을 수 밖에..

◇ 사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