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자생식물원의 가을, 강릉에서 기차타고 가본 동해 추암, 안타까운 낙산사, 설악을 느낄 수 있는 권금성

(첫째날- 한국자생식물원, 참소리박물관) 바쁜 회사일로 8월이 다가서야 겨우 2박3일 여름휴가를 다녀올 수 있었다. 남자 셋이서 하는 여행인 셈이다. 강릉은 이맘때쯤 북새통 여름피크를 지나고 설겆이를 하는 느긋한 분이기를 느낄 수 있다. 도로도 상점도 여유롭다. 평소 지나쳤던 오대산 자생식물원에 들렀다. 산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보이는 꽃들을 사진 찍다보니 꽃에대한 이름이 궁굼해지고, 책을 뒤적이다 보니 관심이 많아졌다. 우리땅에 같이 사는 꽃들이 종류도 다양하고 이쁜 놈들도 많다. 자생식물원에 도착하여 실내 전시관을 둘러본후 야생화 재배단지쪽으로 갔다. 가을이 느껴지는 날씨지만 아직도 약간 덥다. 선엽이는 매표소에서 기념으로 받은 꽃씨봉투에 관심이 많다. 선엽이는 집에서도 화초물주기를 좋아한다. 쑥부쟁이 꽃으로 가득찬 꽃밭과 파아란 가을하늘이 한폭의 그림이다. 꽃의 이름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조금씩 꽃들과 친해졌다. 참소리 박물관은 몇년전에 들른 적이 있다. 이곳 수집품들은 전시관에 비해 매우 훌륭하다. 축음기, 전구, 전화기 종류도 다양하고 주제별로 집중적으로 있어 다시 보고 싶었다. 그동안 이미 많이 알려져서 이곳을 안내하는 이정표도 많이 만들어졌다. 우리가 도착했을때에는 수학여행온듯한 학생들이 긴줄을 서고 있었다. 준엽이는 형들과 함께 에디슨의 3대발명품 이야기도 듣고, 세계최초 베어드 TV도 관람했다. 선엽이는 신기한 수집품들을 구경하느라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 전시물들 중에는 참소리 박물관 건립 조감도도 눈에 띈다 다행스럽게도 전용박물관 건립이 예정되어 있나보다. 관람을 마치고 우리는 근처 E마트에서 장을 보았다. 앞으로 3일동안 먹을 것을 준비해야한다. 이젠 조그만 일거리를 주면 제몫으로 일을 해내는 선엽이를 비롯해서 의젓한 준엽이와 함께 일을 분담하는 삶의 체험현장을 만들어 볼 참이다. (둘째날- 동해역 / 추암 , 허난설헌 생가) 강릉시에 비해 강릉역사는 소박하다. 동해가는 기치를 기다리는 동안 선엽이는 역사로 날아든 사마귀를 잡아 아빠에게 보여주었다. 으미~ .. 선엽이는 곤충에 관심이 많고 잡기도 잘한다. 가급적이면 속절없이 죽이지마라고 당부하고 사마귀도 다친 듯하니 광장 꽃 화단에 놓아 주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니 놓아준다. 기차길이 있는 아름다운 풍경중에서 손꼽히는 곳이 강릉에서 정동진으로 이르는 길이다. 해안으로이어지는 기차길은 파도가 덮칠 것같이 가까이 있다. 바위들도 많아 경치도 좋다. 기차 차창밖은 한편의 영화다. 기차를 타보자고 제안해서 아이들도 그편이 좋겠다고 한다. 1시간쯤 달려 기차는 동해역에 도착했다. 역시 소박한 기차역이었고 직원들도 친절하다. 추암 가는 버스를 기약할 수 없어 6000원을 주고 택시로 추암으로 갔다. 이번 여행중에 꼭 들려볼 곳중한 곳이 추암이었다. 이번여행중 바닷가 백사장을 처음 걸어보는 순간이다. 준엽이는 바닷가 파도가까이에 앉아 파도와 바위를 구경한다. 무엇을 생각하는지.. 어느 설문에의하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중 1위가 바다를 구경하는 것이라 한다. 2,3위는 녹색과 숲을 거니는 정도.. 추암 관람대에 올라서니 눈앞에 작은 금강산이 펼쳐진다. 저것이 애국가에도 나온 유명한 촛대바위.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밀조밀한 바위들이 마치 금강산 미뉴어쳐라도 만들어 놓은 듯하다. 바위위에서 홀로 바다낚씨를 하는 아저씨쪽으로 다가가니 게들이 이리저리 기어다닌다. 선엽이는 바위틈사이로 보이는 게들을 구경하고 잡느라 삼매경.. 촛대바위 앞 벤취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시원해진다. 다시 기차를 타고 강릉으로 돌아와 허난설헌 생가를 들렸다. 초당동에 위치한 이곳은 강릉에서는 조금 외진 동네처럼 보이지만 숲이 많고 공기도 좋아 맘에 든다. 생가앞에는 아름다운 꽃밭이 있어 허난설헌 고택과 송림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생가의 주소는 "홍길동길 287"라고 적혀있다. 홍길동을 지은 작가의 집이 소설속의 주인공이름을 딴 번지로 다시 지정된 셈이다. 허균선생님이 보면 뿌듯하실 듯.. 여자는 글도 가르치지 않았던 조선의 심한 여성차별시대에서 뛰어난 재주와 문장력을 지닌 허 난설헌은 외로왔던 사람이었을 게다. 강릉은 한양과 멀리 떨어진 곳이라 그랬는지 강릉은 여성에대한 교육이 관대한 듯하다. 강릉에는 허난설헌외에 뛰어난 그림으로 유명한 율곡의 어머니인 심사임당이 있다. (세째날- 낙산사, 곤충박물관, 설악 권금성) 얼마전 강릉일대를 강타한 산불로 인해 낙산사가 크게 불탔다. 낙산사에 도착하니 입장료도 안받는다. 아직도 화재의 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다. 다행히 의상대는 보존되었다. 붙어있는 불타는 낙산사의 사진을 보니 가슴이 아파 대웅전까지 가는 것은 포기했다. 낙산사앞에는 곤충박물관이 최근 개관했다. 박물관은 훌륭한 외관에 비해 전시물은 빈약한 감이 있다. 하지만 선엽이는 매우 진지하게 하나하나를 관찰했다. 곤충박물관 얘기를 꺼내니 그곳은 반드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직 어리지만 자기 주장이 뚜렷하다. 강릉에와서 설악의 아름다움을 가장 편리하게 볼 수 있는 곳중에 하나가 권금성 케이블카다. 이곳에 도착하면서 내내 준엽이에게 "권금성가서 점심으로 짜장면을 먹자"라고 농담을하니 진담으로 받아들인다. 이름이 중국집에서 흔히 보았던 그것과 비슷하기때문.. 케이블카를 최근 업그레이드하여 내부도 더 넓어졌다. 권금성 정상에 도착하니 선엽이는 정상메달에 관심이 많다. 유치원도 메달을 받기위해 꼭 마쳐야한다고 평소 지론으로 말해, 매달에 관심 큰 나이인가 보다. 안개가 끼어 시계는 좋지않다. 하지만 바로 건너편에 보이는 만물상과 주변 정상들은 여전히 아름답다. 이곳에서 산길로 조금더가면 아마 토왕성폭포가 있지 않을까. 지금은 화채능선이 산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되어 휴식년을 맞고 있지만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코스다. 케이블카 정상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경치를 보니 아름답다. 역시 설악은 설악이다.

◇ 여행일정

• 첫째날-오대산 한국자생식물원,강릉 참소리박물관 / 둘째날-동해역 기차여행, 추암, 강릉초당동 허난설헌 생가/ 세째날-낙산사,곤충박물관,설악권금성
  

◇ 교통편 :
       출발: 영동고속-진부IC-대관령옛길-강릉-강릉역(기차)-동해(기차) / 귀경: 인재-춘천-서울 (국도)  
            
◇ 자세한 자료

• 인터넷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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