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곰배령, 오대산 자생식물원, 분주령을 꼽을 수 있다.
무안과 담양을 계획했으나 뜻하지 않게 취소되어 태백산 분주령과 검룡소로 가기로 했다.
(태백산 분주령)
강원도 정선은 예전엔 오지중의 오지였다.
한때 이곳 경제의 중심이었던 탄광이 하나둘 문을 닫자
많은 사람들이 이주를 하고 태백에는 대신 카지노가 들어섰다. 지금은 카지노로 향하는 도로를 확장
하고 넓히느라 공사구간이 많다.
분주령에서 시작한 꽃길은 경운기가 지나갈 정도로 넓다.
한여름임에도 높은 지대로 공기는 서늘하고 야생화들이 만개한 꽃길이다. 천상의 화원을 이루고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꽃은 빨강 동자꽃이다. 설악산 정상부근에서 보았던 꽃이라 반가웠다.
선엽이는 오랫만에 산행길이 좀 힘들었는지 뒤에 처진다.
선엽이를 데리고 천천히 후미를 걷다보니
종이 달린 것 같은 모싯대도 눈데 띈다. 반갑다.. 식물도감에서나 보았던 꽃을 직접보니 꽃이 더욱
예뻐 보인다.
더욱 깊숙히 가다 보니 황금색 마타리꽃들과 흰 어수리가 눈에 띈다. 그리고 길주변에는 보라빛 이질풀로
화원을 이루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야생화가 한꺼번에 핀 곳을 처음본다.
아름다운 산책길이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풀길이다. 풀길을 헤치고 올라가니 엄청난 꽃 밭이 우리를 맞는다.
이름이 하나하나 궁굼해진다. 이곳에 거주하면서 야생화를 오랫동안 연구하신 ... 선생님께서 솜방망이,
층층이꽃, .. 등을 하나하나 소개해 주셨다.
이곳까지 오면서 도로에핀 외래종인 원추천인국(누드베키아)
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우리 야생화들은 볼 수록 정이 가는 꽃들이다.
(검룡소)
한강이 시작되는 곳 검룡소로 향했다. 한 3키로를 걸어 가야한다니 눈앞이 캄캄해졌지만 아름다운
산과 꽃이 위로해주듯 힘이 났다.
계속 가다보니 개울 소리가 졸졸졸 났다. 달려가 보니 개울이 흐르고 있었다.
순간 검룡소라고 직감했다. 드디어 지하에서 솟구쳐 나오는 한강의 시작점 검룡소에 도착했다.
물이 어찌나 맑은 지 너무 시원하고 마셔도 된다. 버스로 돌아온 나는 버스에서 뻗어 버렸다.
우리나라에 그런 아름다온 곳이 있다는 것과 한강이시작되는 샘물을 보니 아직도 가슴이 설렌다.
준엽이의 소감대로 분주령에서 검룡소까지는 약 3키로정도의 트레킹 코스를 지나야 한다.
하지만 정상부근에서 시작되므로 오르막은 없다. 오히려 커다란 나무 숲길이라 지나가면서
여러가지 꽃들을 구경할 수 있다.
트레킹중에 만난 귀여운 물봉숭아, 초롱꽃(?)등이 인상적이다. 간혹 모싯대도 눈에 띈다.
능선길이 끝나고 계곡길을 가다보면 검룡소로 가는 길이 나온다.
검룡소에서 나온 풍부한 수량으로 이곳에는 개울이 형성되어 발도 씻을 수 있다.
어느덧 우리땅 여기저기에 퍼져 토종꽃 행세를 하는 개망초 꽃 밭을 지나니 시원한 바위 계곡이
나온다. 어디서 나오는지 많은 물이 쏟아져 흐른다.
자료에 의하면 하루 2000톤 가량의 물이 검룡소에서 솟는다고 한다.
물의 온도는 항상 9도를 유지하여,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물이라 한다.
막상 발을 담구어 보니 얼음짱같이 차갑다. 선엽이는 물이 반가웠는지 물에 손을 담구고 있다.
검룡소를 보니 투명하다 못해 퍼런 바위구멍에서 물이 솟아 나온다. 물은 맑고 마셔보니 가슴까지
시원하다.
많은 수량의 물이 어떻게 나오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검룡소 앞은 약간 경사져 암반사이로 흐르는
계곡을 형성하는데 마치 물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미끄러져 내린다.
검룡소에서 보니 아름다운 모습이다.
(정암사)
검룡소 계곡아래까지 걸어와 버스를 타고 정암사로 향했다.
밖에는 비가 주륵주륵 내리기 시작한다. 막상 정암사에 도착하니 피곤한 준엽, 선엽이는 잠이들었다.
하는 수 없이 혼자내려 정암사로 올랐다.
이곳은 자장율사가 부처님의 사리를 모셔와 수마노탑을 쌓고 모셔놓은 곳이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중에 한곳이라 한다. 절에 들어서니 산중턱에 우뚝솟은 탑이 눈에 들어온다.
부처님의 몸이 저기 모셔져 있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는다. 막상 적멸궁을 보니 흔히 보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모셔져 있지 않다. 그져 빈 방석만 있을 뿐이다.
비가 약간 내리는 날.. 산사의 모습은 고적해 보인다.
지나는 사람과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다. 적멸궁에 앉아 스님이 치시는 목탁소리가 가슴속에도 퍼진다.
무엇인가 선정에 드신 것 같은 모습이 비가내리는 적멸궁 풍치와 어울려 차분한 느낌이 전해진다.
일주문을 향해 내려가는 길이 아름답다.
비는 내리고 속세의 욕심에 따라 사는 또다른 인생길로 나는 내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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