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구경)
한국과 일본 건설업체가 만든 KL twin 타워에 갔다. 지금이 덜 더운 계절이라고 하나 기온이 30도를 웃돌아 가만이 있어도 땀이 주르르 흐른다.
건물앞에 분수대에 더위도 식힐 겸 앉았다. 선엽이는 터널모양으로 쏘아대는 분수의 물줄기 앞에 앉아 쉬하는 포즈를 취한다.. 기발한 착상이다.
KL타워 안에는 커다란 쇼핑몰이 조성되어 있다.
아쉽게도 오늘은 월요일이라 타워전망대를 운행하지 않는 날이라 한다. 아쉽다~~
조금 있으려니 소나기가 내린다. 마치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굵은 빗줄기로 내리는데 한쪽 하늘은 파란색 하늘에 구름이 두둥실..
하루에 한두 차례씩 내리는 동남아 지역에서 흔히 보는 스콜이다. 이 비 때문에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은 대개 점퍼를 거꾸로 입고 있다.(지퍼가 등쪽으로..)
이렇게 하면 속옷이 덜 젖을 뿐 아니라, 옷이 펄럭이지 않아 편리한 모양이다.
(국립박물관과 이슬람 박물관)
그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선 박물관이 좋은 코스 중 하나다. 하지만 그러한 나의 기대는 국립박물관에서 무너졌다.
국립 박물관이라고 하기엔 전시물이 너무 빈약하고, 역사적 가치가 있는 것이 드물고 전시된 것은 술탄(왕)과 관계된 유물들이다.
그것도 대부분 근대에 걸쳐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슬람이 국교인 것은 이미 알았지만 그 위세가 어떤지 몰랐다.
이슬람 박물관을 찾았을 때 국립박물관에서 받은 실망감이 이해가 되었다.
대부분 가치 있는 역사적 유물은 이곳이 훨씬 많았고, 전시도 근사하게 되어 있다.
아쉬운 것은 이슬람 이전의 역사는 대수롭지 않은 것인지 거의 볼 수가 없다.
나라의 자긍심은 선조의 문화와 역사 속에서 싹트는 것인데… 이슬람 박물관은 아름다운 현대 건축물로 박물관 내에서 보이는 유리너머의 시내 풍경이 아름답다.
(바투동굴)
몇 년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 겐팅과 바투를 둘러 본 적이 있다.
4~5년 만이다. 힌두교의 색채가 짙은 이곳은 원숭이들의 낙원이다. 동굴까지는 가파른 계단을 거쳐야 하는데 도처에서 원숭이들을 볼 수 있다.
달콤한 과자나 콜라라도 들고 가면 관광객을 공격해서 빼앗아 간다고 한다. 지수도 얼마 전 이곳에서 원숭이들에게 콜라 병을 빼앗겼다 한다.
동굴안에는 시원할 정도로 넓은 광장이 있다. 하늘이 보이는 큰 구멍도 몇 개가 보인다.
선엽이는 동굴 입구에서 사진 촬영용 뱀을 자기도 두르고 사진을 찍겠다고 한다. 가격을 물어보니 우리 돈으로 5천원 정도..
이 나라의 물가로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선엽이에겐 미안했지만 포기했다..
행사 때에는 많은 인파가 오는 듯하다. 동굴 여기저기에는 작은 사원, 예배당이 만들어져 있다.
비둘기와 원숭이들 참 많은 곳이다.
(KLCC공원)
준엽 엄마 사촌언니가 안내를 해준 덕분에 멋진 시내명소를 다녔다.
그 중 한 곳이 이곳 KLCC공원이다. 시내 한복판에 이렇게 아름다운 공원을 갖고 있는 KL시가 부럽다.
공원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이 아름다운 새소리와 맑은 공기, 산책로가 있어 사랑을 받는 곳이라 한다.
더욱이 공원 중앙 호수에 비친 KL twin타워 KL 센터의 실루엣은 마치 그림에서나 본 듯한 풍광을 보여준다.
말레이시아는 태국보다 아래쪽 위도에 위치하고 있지만 태국보다 덜 덥다고 한다. 그 이유를 태국 친구에게 물어보니 아마 이곳이 숲이 많아 그럴 거라고 답했다.
나무 아래 앉아 호수를 구경하는데 선엽이가 비명을 지른다. 입이 커다란 붉은 개미에게 물렸는데 많이 아픈 모양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공원을 나와 근위병 교대식을 구경할 수 있다는 술탄궁전(왕의 궁전)으로 향했다.
(술탄의 왕국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는 왕이 있다. 하지만 왕은 여러 명의 술탄이 돌아가면서 일정기간 맡는다 한다.
그리고 정치적 주요사안도 술탄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같다.
하지만 입법/사법/행정의 주요기능은 내각제의 형태로 수상의 영향력 하에 있다 한다.
우리와는 많이 다른 정치형태로 명쾌하게 이해하기 어렵지만 최근 장기 집권한 마하티르 수상에 대한 인식도 그다지 나빠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많은 부분이 개발이 되었고 이로인해 경제발전에도 일조해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생각보다 근위병 교대의식은 요란하지 않았다. 좀 실망스러울 정도..
선엽이는 뒷모습이 매우 매력적인 여성이 얼굴은 할머니라고 주장해서 식구모두가 찬반으로 갈리어 내기까지 갔다.
이 여성은 나중에 귀국공항에서도 한번 더 보게 되었는데 30대 중반 40대 초반이었다.
(독립기념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희생했던 분들을 모셔놓은 곳이다.
정원처럼 가꾸어 놓았고, 아름다운 조각도 만들어져 있다.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다. 분수와 조각들이 잘 어울린다.
준엽/선엽 먼발치 먼저 가고, 뒤에서 누가 불렀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달라는 이 친구는 고맙다고 하면서 한국 돈이 궁금하다고 한다.
중동사람으로 보이는 이 친구의 웃는 모습이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아, 돈을 보여주지 않고 손사래를 치며 자리를 옮겼다.
한적한 곳이라 좀 섬뜩하기도 하고….
(난 공원)
이슬람 박물관 주변에는 구경거리가 많다.
주말에만 입장료를 받는 난 박물관도 한 곳이다. 너무 다양한 난 꽃들로 수놓아져 아름답다. 더운 날씨로 야외에 전시된 난들은 한국의 그것과는 사뭇 큰 덩치로
꽃을 피우고 있다.
다양한 식물들로 꾸며진 이곳은 좋은 산책 코스이기도 하고, 시내를 바라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하지만 더운 날씨 때문에 오랫동안 구경하긴 쉽지 않다.
(KL / 랑카위)
말레이시아 국토는 내륙과 보르네오 섬 일부로 이루어져 있다.
예전에는 페낭과 랑카위가 리조트로 유명세를 탔지만 지금은 코타키나바루가 더 인기가 좋다고 한다.
사촌언니가 일러주신 랑카위 섬 한국관에 들려 점심도 먹고, 안내도 받아 관광도 했다.
선엽이는 한국관 주인집 아주머니와 함께 잠을 자겠다고 해서 이틀이나 아주머니와 잠을 잤단다.
아주머니는 엄마를 찾을 까 걱정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는 “아~ 잘~ 잤다..”… 엄마도 그 얘기를 듣고 어이없음~~
마직막 날 한국관 아저씨는 선엽이에게 뭐 먹고 싶니 물어보니.. 선엽왈 “난 된장찌개를 좋아하는 데요.. 거기에 게가 많이 들어 있는 걸 좋아해요”
이날 아저씨는 손수 게를 사다가 게가 잔뜩 들어 있는 된장찌개를 선사했다나..
말레이시아는 말로만 듣던 머나먼 타국이었지만, 이번 여행을 사는 모습을 가까이 보니 좀더 친근함이 들었다.
오히려 도시에서는 여유롭게 운전하며, 교차로에 두 차가 만나면 여유롭게 양보하는 그네들의 삶의 모습에서 높은 삶의 질을 느꼈다.
먹을 것이 풍부하고 과일이 무척 싸다. 나는 과일을 좋아해서 참 매력적으로 보인다.
우리의 재래시장쯤 되는 시장에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큰 갈치 2마리가 우리 돈으로 약 1500원쯤..
회교가 주 종교인 이곳 시민들은 하루 5번 어김없이 기도를 드린다. 삶의 수준은 비록 낮을 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아직 풍요로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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