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9국립묘지 )

이곳을 찾아 온 것이 한 20여 년만인 것 같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이곳을 참배하는 것 조차 일일이 간섭 받던 때도 있었다.
준엽,선엽이와 이곳에 오기로 한 것은 그 옛날 추억도 있고, 우리 근대사를 올바로 알기 위해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민주운동의 상징적 의미이며, 이러한 민주운동의 축적된 힘은 군사 독재에 항거했던 광주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진다.

햇살이 따사롭다. 조금 일찍 도착한 덕분에 입구 작은 기념물 앞에서 선엽이와 준엽이와 함께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쪼일 수 있었다.



오늘은 태은이네 와 희수네 가족과 함께 보기로 했다. 4.19묘지가 민간정권이 들어서면서 단장되기 시작하여 지금은 국립묘지로 명명되어 있다.
공원은 놀이공간과 추모공간을 분리해 놓아 일반인들이 평일에도 아이들과 평화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놓았다.
4.19가 얼마 남지 않아 그런지 야외에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승만 정권때 일어 났던 이주열 군 사망 사건, 전국 각지에서 일어 났던
규탄대회, 고대생 습격, 경찰의 발포, 시민들 희생, 이승만 하야 등의 내용을 실은 사진들이 있다.

준엽이는 생소한 사진들을 보고 이것 저것 질문을 한다.
평화의 가치는 전쟁을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준엽 또한 예외가 아니다. 아는 대로 성심껏 설명 해 주었지만 얼마나 이해 할지..
선엽이는 분수대 근처에서 형, 동생들과 어울려 장난을 치고 있다.



아이들과 전시관과 묘역을 둘러 보았다.
새로운 전시물도 간간히 눈에 띄였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 생긴 지금, 묘역의 사진들과 직업을 보니 가슴이 아리고, 뭉클하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 삶과 죽음 앞에선 사람들의 의연한 행동들이 아닐까…

(고대 박물관)

4.19국립묘지를 떠나 고대에 도착했다. 점심은 아이들 취향을 존중해 떡뽑기를 먹었다.
오랜만에 먹어 보는 음식이다.

아이들과 대학 박물관 관람을 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침 이곳 학예사 분 중에 한 분을 알게 되어 좀더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10,000원짜리 지폐에 나오는 혼천의 기구와 옛 한양 모습을 생생하게 그녀 놓은 궁궐도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전시물이 있어 제대로 구경하자면 시간이 꽤 걸릴 듯 싶다.

박물관 꼭대기 층에는 현대미술 상설 전시관이 있다. 이곳에서도 교과서에 봤던 그림 몇 점이 있었다.
설명과 더불어 하나 하나 살펴 보았는데 나중엔 아이들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해 뛰어 나가고 어른들만 남아 열심히 들었다.

박물관 밖 잔디밭에 둘러 앉아 닭싸움 놀이를 했다.
잔디에 앉아 있으니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온다. 20여년 전 그때 그 시절…우리들의 놀이가 생각 났다.
세월이 흘러 이젠 다른 모습의 아이들이 잔디 밭 위에서 뛰놀고 있다.

◇ 사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