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고창

부안 / 고창 (내소사 / 선운사 / 고창읍성 ..)

  얼마전 완전 개통된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서울서 부안 까지 3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서해안 고속도로는 목포까지 연결되어 있는데, 고속도로가 급커브 구간이 거의 없고 고속도로 주변으로 펼쳐지는 평화로운 경치도 즐길 수 있는 도로이다.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이라서 출발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선엽이도 여행을 하는 것이 즐거운지 가사가 완전치 않은 동요를 흥얼 거린다. 한가로운 서해안 고속도로를 3시간 30분정도 달리고 나니, 군산이 나타났으며 얼마후 부안 IC에 다다랐다.

(개암사와 반계초당)
  30번 도로를 타고 가다 즉흥적으로 들린 곳이 개암사였다. 개암사는 내소사가는 길에 있는데, 삼국시대에 지은 오래된 사찰이며 예전에는 개암 죽염으로 유명했다 한다. 작년에는 건물이 몇채 않되어 초라하게 보였는데, 올해에는 어떻게 변했을까 ?

개암사 입구에는 관광버스가 5~6대 정도가 길을 차지하고 있었으며 일주문은 공사중이어서 차량이 더이상 갈 수 없었다. 완도에서 소풍온 학생들의 인파와 사찰까지 한참 걸어가야 하는 그 길을 만장일치로 포기하고 반계 초당으로 향했다.

  반계초당은 반계 유형원이 실학을 연구했던 곳으로 내소사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어렵게 찾아낸 반계초당의 위치는 산중턱에 위치했으며 그곳또한 꽤 걸어야 했다. 거리는 그리 멀지 않은 듯 보였으나,
길이 잘 닦여 있지 않아 선엽이를 생각하여 포기 하였다. 그리고 바로 내소사로
향했다.

(내소사)
  내소사는 백제 무왕때 창건되었다고 하며 산이 절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형상이었다. 내소사 일주문에서 내소사까지 가는 전나무 숲길은 나무에서 내뿜는 상쾌한 공기로 꽤 되는 거리였지만 발걸음은 가벼웠다.. 숲이 울창하고 나무가 우람하여 하늘이 잘 않보인다.

준엽이와 선엽이는 장난을 치며 숲길을 뛰어 다닌다. 작년에 한 번 왔었지만 내소사는 여전히 좋다.

내소사 입구에 있는 작은 저수지에서 선엽이는 올챙이들을 발견하여 발길을 떼지 않는다. 두형제는 올챙이에게 돌도 던지고 가만히 들여다 보느라 정신이 없다.

내소사에 도착하니 낮 12:00 였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여 적당한 경내에 그늘에 점심을 펼쳤는데,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께서 절밥을 주셨다. 비빔밥이었는데 맛이 좋았다. 준엽이는 비빔밥이 맛있는지 그것 부터 먹겠다고 했다.
  준엽엄마는 전라도는 어디에서 무얼 먹어도 푸짐하고 맛 있다고 한다. 점심후 가족은 절의 이곳저곳을 구경하였는데 특히 이곳의 해후소는 요즘 보기 드문 재래식 (자연 낙하식)이다. 준엽이 보고 화장실 바닥을 보았느냐고 물으니, " 응 봤는데, 풍덩 빠지면 깊어서 수영도 못하고 죽을 것 같해 아빠 ~"라고 말한다.

  선엽이가 큰 것이 마렵다고 해서 그곳에 갔는데, 빠질 것 같해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꼭 붙잡고 똥을 뉘였다. 발 아래 펼쳐지는 넓다란 똥통이 신기한지 저게 뭐야 ? 파리가 많네..등등 수다를 떨었다. 그옆에 현대식 화장실을 짓고 있어서 이 오래된 해후소는
조만간 못 볼 것같다.

(금구원 조각공원)
  모항에 근처의 숙소에 여장을 풀고 우리는 격포항을 거쳐 금구원조각 공원에 갔다. 이곳 주인의 말을 빌리면 우리나라 최초로 야외 조각공원이 만들어진 곳이란다.(믿거나 말거나 ..)    이곳에는 아담한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주로 여인상이 전시되어 있었다.

  준엽이는 벌거벗은 모양의 조각들을 보고 야하다고 한다. 아마 육체를 표현한 작품들에 낮설어서 그런가 보다.

  공원 한모퉁이에는 작은 연못이 있어 산에서 흘러 내리른 물을 담아내고 있었다.
연못 앞 벤치에 앉아 전시된 조각들을 바라보니 때 묻지 않은 녹색의 숲과 어우러져 하얀 대리석의 여인상들이 눈이 부셨다. 이곳은 천체 망원경도 보유하고 있어 저녁때에는 어린이들이 별을 보기 위해 찾아 온다고 한다.

  맘씨 착하게 생긴 주인 아줌마(아줌마라고 하기에는 너무 젊고 곱다)는 "몇일이나 여기서 유하시나요 ?" 물으신다. 하루를 묵는다고 하니 아쉬워하시며 오늘 저녁에도 어린이를 위한 천문 관측이 있는데, 너무 인원이 많다고 오히려 보여주지 못하는 게 미안해 하신다.

(격포항과 채석강)
격포항의 일몰의 아름다움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격포항에서 등대까지 뻗친 방파제길은 채석강의 아름다움과 격포항의 소박함을 멀리서도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준엽이는 이미 차에서 코를 골며 잠에빠져 있어서, 선엽이와 엄마와 방파제길을 걷기로 하였다. 선엽이는 방파제 길옆에 펼쳐놓은 즉석 횟집의 살아있는 멍개, 해삼, 쭈구미 등이 신기한지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손가락으로 주꾸미를 가르키며 문어라고 한다.

횟집 아줌마가 커다란 쭈꾸미 한마리를 건져올려 선엽이에게 앞으로 가져가자 혼비백산하여 뒤로 물러 도망간다. 이미 날씨가 흐려 완전한 낙조는 볼 수 없으나, 평화로움을 느낄만큼 방파제에서 본 서해의 석양은 아름다웠다.

2일 :

(선운사)
모항 숙소에서 아침을 비교적 일찍 해먹고 고창으로 출발 했다. 22번 국도를 타고 조금가다 보니 선운사로 가는 23번 길이 나왔다. 선운사는 오래된 사찰로서 백제시대부터 유명한 고찰이라고 한다. 그리고 절입구까지 펼쳐지 벚꽃나무는 장관을 이루며 선운사 뒷 편의 동백나무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골짜기가 깊은 계곡이 절앞을 흐르고 있으며, 수량도 풍부하여 절까지 가는 길이
지루한줄 몰랐다. 선엽이는 기특하게도 그래도 꽤되는 그 길을 투정한번 않부리고 형과 장난을 하며 뛰어다녔다. 선운사 앞의 흐르는 작은 냇물은 달력 사진에서나 까끔 보았음직한 아름다운 비경이였다.

물의 양도 많고 고요히 흐르는 물속에는 고기들이 많았으며, 이를 뒤덮은 녹색의 큰 나무들은 부채질을 하는 듯 시원하였다. 경내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에는 독경소리가 들렸는데, 주변의 고요함과 잘 어우러져 매우 아름답게 들렸다. 선엽와 준엽이는 스님의 독경소리가 신기한지 주축돌에 앉아 염불모습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주변경치에 취해 사진을 찍다 보니 사진가방에 아무렇게 쿡 찔러넣은선엽이 우유병이 온데 간데 없어졌다.

  준엽이는 도솔암 가는 길에 커다란 자연 동굴이 보고 싶다고 하여 무작정 올라 갔다.

  내려오는 등산객들에게 물으니한 30분쯤 더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올라가기를 포기하고 여기까지 장하게 걸어온 선엽이와 준엽이를 위해 중간에 있는 가게에서 음료수를 사주었다.

  그곳에서 만난 50대 부부는 이제 아이들이 대학에 갔으니 둘이서 열심히 여행을 다닐 거라신다. 그분들에게 얻어 마신 막걸리 한모금에 약간 취해 우리 부부는 손을 잡고 내려왔다. 내려오다 보니 내가 잊어버린 선엽이 우유병을 누군가 길가의 바위에 올려 놓은 것이 보였다. 이것이 새옹지마 인가 ?

(동호 해수욕장)
  선운사에나와 15번 도로를 타고 한 30분 가다보면 동호해수욕장이 나온다. 이곳은 백사장의 모래가 매우 단단하여 자동차가 들어가도 끄떡 없다. 바람이 꽤 불고 쌀쌀하여 차안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것저것 컵라면과 김밥이 전부였지만 맛을 꿀맛... 밥을 먹고 우리는 차를 몰고 물이 빠진 해수욕장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해수욕장이라기 보다 모래 뻘이라는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다..

  뻘에는 여기저기 구멍이 나 있었으며, 물이 빠진 흔적에는 살아있는 생명체들이 있었다. 구멍이 있는 모래를 파보니 쬐그만 게가 나와 선엽이와 준엽이는 환호를 한다. 다음에는 갯벌에 한번와서 더 많은 생명체들을 보여주어야 겠다.

(고창읍성과 신재효 고택)
고창읍내에 위치한 고창읍성은 우리나라에서 잘보존된 대표적인 읍성이다. 조선조에는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여 축성한것으로 견고하고 현재까지 잘 보존 되어있다.

성안에 들어서니 아름다운 꽃들이 만개해 있어 우리를 반기는 듯했다.

성안은 잘 정돈되어 점심 도시락을 싸들고 와서 잔듸그늘에 앉아 점심이라도 먹으면 좋을 것 같았다. 준엽이는 마치 옛날 장군이라도 된양 건너편 성벽에서 나에게 화살을 쏘는 시늉을 한다. 성곽이 매우잘 보존되어 마치 드라마 왕건에 나오는 성을 연상시켰다

. 나오는 길에 초가지붕 옛집인 신재효 고택을 들렀다. 신재효는 아버지가 한약방을 하는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나, 재산을 물려 받은후 가산을 더욱 불렸으며, 판소리육성에도 투자를 했다한다. 돈을 벌줄 알고 예술도 사랑했으니 참 멋진 인생이다.

(문수사)
이곳 절은 한때 꽤 번창했으나 찾아 갔을 때에는 이제 보수 공사가 시작한 듯 하였다. 명부전인 듯한 곳의 지붕이 망가져 천으로 감싸 놓았다. 비포장 도로를 한 15분쯤 차로 올라가 보니 산 안자락에 감싸있는 절이 문수사이다. 청량사와 비슷하다는 안내 문을 읽고 비교해 보니 산의 모습이 닮은데가 있는 것 같다.

찾아 오는 사람이 적어 그런지 개짖는 소리가 유난히 산을 울렸다. 개들도 오랜만에 찾아오는 손님이 반가운지 가까이가 손을 내미니 꼬리를 치며 좋아한다. 매우 조용한 절이었다. 안내문대로 눈이 내린 겨울 이곳의 적막감과 절의 모습은 아름다울 것 같다.

(석정온천)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이곳의 온천은 게르마늄이 함유되어 피부병과 피로회복에 좋다한다. 약간 비싼 입장료에 불만이 있었지만, 목욕을 하고나니 그래도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이 좋아서 그런지 피부와 머리결이 한결 부드러워 진 것 같다. 몸도 많이 가벼워졌다.
목욕은 돌아오는 길의 밤운전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꽤 피곤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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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일정 : 첫째날 / 부안 - 개암사 - 반개초당 - 내소사(점심)- 모항레저 -
                        금구원 조각공원(천문대) - 격포항 (적벽강) - 모항
                   둘째날 / 선운사 - 동호해수욕장(점심) - 고창읍(고창읍성,신재효 고택) -
                        문수사 - 석정온천

◇ 사진들 :

◇ 교통편 :
출발 - 서해안 고속도로 - 부안 IC - 30번(변산반도 일주 도로) - 23번(변산->고창) - 22번 (선운사)
15번(동호해수욕장) - 15번 (고창읍내) - 고창 IC - 서해안 고속도로 - 서울

◇ 자세한 자료 : 야후에서 (고창 , 부안으로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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