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봄이 온 것은 아니었지만 밖의 날씨는 예전처럼 그렇게 쌀쌀하진 않아서 작은 여행을 계획해 보았다.
애초 국학연구소에 천안부근
여행일정을 신청을 해 놓았는데 사람들이 다들 가봐서그런지 신청자가 적어 취소 됐다. 모처럼 만에 계획한 가족여행인데
아쉬웠다.
대신에 남이섬/춘천 코스를 추천받았고, 상세한 일정표와 여행자료도 받았다. 차를 타고 가랴 ? 아님 기차로 가랴 ?
가족들에게 물으니 준엽이는 강력하게 기차를 원하였지만 엄마는 차를 타고 가자 한다.
요즘 말을 제법하는 선엽이가 끼어 기차를 타고 싶다고
의사를 표명 결국 다수결로 기차편을 결정했다.
오랫만에 기차여행을 하는 것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우기 집으로 돌아올 때
교통정체 부담이 없다.
이번 여행은 그렇게 결정했어도 준엽엄마와 준엽이는 그렇게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나보다. 토요일 아침 늦잠을 자고
싶어한다. 식구들을 깨어 우리는 전철을 타고 청량리역으로 갔다. 역에 도착하니 벌써 10:30분
매우 느긋한 여행이 아닐 수
없다.
|
|
역 매표소는 벌써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이곳이 춘천으로 출발하는 시발점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춘천행 표를
샀다.
춘천행 좌석 모두 매진 입석은 오후 1:30분 열차에 몇장 남아 있음.
난감 했다. 이미 표를 사기위해 줄을 서며 많은
시간을 허비했는데 그냥 가서 준엽엄마와 다른 곳으로 결정하면 또 줄을 서야 하니 참 까마득하다. 짧은 순간 느낀 허탈함 &
캄캄함..
|
11:00 출발하는 안동가는 기차는 있다 한다. 나는 2시간 정도 가는 역을 매표원에게 물었다.
2시간이면
원주.. 다행히 좌석이 있단다. 순간 원주행으로 결정했다. 예정에 전혀 없었던 원주 기차여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기차를 타자
선엽이와 준엽이는 매우 즐거워 한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경치를 열심히 구경하는 선엽..
서울을 벗어나자 차창 밖의 경치는 제법
괜찮다. 멀리서 굽이굽이 내려오는 남한강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기차가 간현쯤 지나니 작은 냇물들이 아름답다.
원주에 1시쯤
도착하였다. 아무런 일정표도 여행 코스도 정해지지 않아 급할 거도 없지만 막막한건 어쩔 수 없다.
역에 내리자 마자 서울행 기차를
예약하였는데 다행히 오후 7:45 기차 좌석을 예매할 수 있었다.
그래 6시간여 동안 원주를 탐방하자 !!
원주의 치악산은
워낙 유명해서 가급적이면 다른 곳을 구경하고 싶었다. 원주역내에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하나 얻고 아저씨의 조언을 구했는데 구룡사를
추천했다.
산책코스가 완만하고 계곡경치가 아름답다한다. 문득 박경리 생가가 이곳에 있다는 게 기억났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생가가 아니고 이곳이 토지를 집필한 장소라 한다. 박경리씨는 통영 출생.
|
(토지문학관)
|
(토지문학관
앞의 전경)
|
그래서 두 곳을
여행코스로 잡고 아예 여유로운 여행을 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신이나서 원주역사를 뛰어다닌다. 녀석들은 피곤하지도 배고프지도 않으니 만사
오케이..
안내소의 아저씨가 박경리 생가(토지문학공원을 생가라고 표현)는 택시로 가면 2500쯤 요금이 나오니, 택시를 타고 가라한다.
택시를 타고 박경리
문학기념관에 도착하니 택시비는 12,000원이 나왔다. 뭔가 잘 못됐다.
하지만 그곳 기념관에서 보는 경치는 참 평화로왔다.
기념관은 문이 잠겨 있었으며 주변은 너무나
조용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보는 맞은편 산의 경치는 아름다웠다. 아마 박경리씨가 이곳에
머무르는
이유를 조금 알듯 모를 듯...
준엽이와 선엽이와 나는 술래 잡기 놀이를 했다. 가위 바위 보 !! 선엽이는 보
준엽이와 나는 가위..
선엽이는 숨으려고 벌써 저만치 뛰어 간다. 아니 술래가 뛰어가면 어떻해 ??
기념관에서 버스타는 길까지는 약
20분정도의 거리다.
시골길을 걷는 기분도 괜찮다. 길옆의 덜녹은 눈을 밟느라 선엽이는 열심히 뛰어다닌다.
|
이미 점심때가
지나 꽤 됐으므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눈에 띠는 막국수 집으로 갔다. 집앞에 차가 몇대 있어
아마 맛있는 집일 것이라고
믿고...
막국수 집은 식당형태가 아닌 시골집이었다. 우리는 작은 방으로 안내 되었는데 따뜻하고 정감이 가는 시골
방이다. 이방의 창문은 무릎 높이쯤 되는 위치에 나있었는데 밖이 앉아서도 다 보였으며 , 마치 우주선이라도 탄 기분이다.
비빔
막국수와 수육을 시켰는데 준엽이와 선엽이는 수육 고기를 너무 잘 먹는다.
|
|
점심을 맛있게 먹고 우리는 시내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 버스는 연세대 원주캠퍼스 내를 경유하였다.
덕분에 캠퍼스도 구경하였다. 그리고 시내에서 41 번 버스를 타고 치악산 구룡사로
향했다.
*** 다음은 원주 여행기를 보고 바로 잡아주신 토지문학관에대한 곽동화님의 글 입니다 ***
"토지문학관은 박경리선생의 생가는 아닙니다... 박경리 선생님은 통영에서 태어나셨고요 훗날 토지를 창작하시면서 원주에 거주하셨습니다...
물론 원주로 이사를 오신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사위인 김지하 선생님에 영향이 큰걸로 알고있습니다...
그리고 택시요금이 12000원이 나왔다나는 부분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2500원이 나오는곳은 토지문학공원으로 역에서 그리 멀리떨어지지 않은곳에 있습니다...
이곳은 박경리 선생님께서 토지에 마지막 부분을 집필하셨던 장소입니다...그곳에서 거주하셨고요...
근데 불행하게도 그 곳이 원주시 택지건설 사업지역에 들어가서 박경리 선생님은 지금의 토지문학관으로 이주를 하셨습니다...
다행히 토지공사에서 토지의 문학성을 기리기 위해서 예전 그집은 그대로 남겨주고 원주시민들을 위한 토지문학공원을 조성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박경리 선생께 토지문학상 제정을 제안했는데
선생께서는 허울뿐인 상보단 문학창작실이 있는 문학관 건축을 재안했고 지금의 문학관이 건립되었습니다...
참 그주변 환경이 좋죠? 그래서 많은 작가들이 그곳에서 문학창작 활동을 하고계십니다...
얼마전엔 박완서님이 그곳에서 창작활동을 하셨구요 최근에는 김민기(작곡가)씨등이 이곳에서 문학활동도 하고 개인수양도 하고게십니다...
또 때를 잘 맞춰서 가시면 우리나라 문단의 유명한 분들에 토론회나 세미나 같은것도 많이 열립니다... 다음에도 한번 방문하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선엽이는 이미 내품에서 잠들었다. 그리고 나도 잠들었다. 엄마도 그랬나보다. 준엽이는 모두 잠들어서
자기는 자면
않될 것 같아 자질 못했다 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가는 곳은 버스 종점인 치악산 주차장이었다. 날씨가 약간 쌀쌀했지만
산책을
해도 그다지 추위를 느끼진 않았다. 구룡사를 들러보니 어느새 어둑어둑 해졌다.
버스를 타고 원주역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식사를 했는데 밥 맛이 꿀 맛이다. (원주식당)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에 몸을 실으니 무작정 원주 기차여행이 무사히 끝났나 ..실감이
난다.
.
☞ 위로가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