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매우 화창한 봄 날이다. 도로에는 봄나들이 인파로 제법 붐빈다.
오후 2시쯤에 출발하여
좀 늦은 감은 있었지만, 수원성으로 향했다. 화창한 날씨가 우리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었다.
이번 수원성 여행에는 성엽이와 민정이 누나가 동행하여
준엽이와 선엽이는 신이났다. 수원 화성은 수원시를 중심으로 원형으로 만들어져
있어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수원성곽은 팔달문 부분을 제외한
전구간이 연결되어 있어 성곽산책하기엔 매우 좋은 곳이다.
우리는 북문인 장안문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었다. 엄마가 고른 식당이었는데
음식이 늦게 나오는 것만 빼고는 비교적 깨끗하고 아이들 입맛에 맞는 메뉴를 제공 하였다. 선엽이는 식당에 앉아 음식을 기다른 것이
지루한지 식당밖에 나가 장안문을 주위로 지나치는 차들을 구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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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엽이와 준엽이는 돈까스를 시켰는데 선엽이는 자기도 달라고 떼를
쓰며 얻어 먹는다. 아빠가 준엽이에게 돈까스 칼질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여행이란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훈과 느낌을 선사하는 종합학교인 것 같다. 여행중에
만나는 여러가지 경험들, 그리고 다양한 주제로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같다.
선엽이는 끝도 없이 형의
돈까스를 뺏어 먹을 기세다. 하는 수 없이 선엽이 것으로 1인분을 더 시켰다. 음식이 도착하여 고기를 먹기좋게 잘라 주려 하니 자기음식에 손도
못대게 한다. 그리고 아까 아빠가 시범을 보인 폼으로 스스로 고기를 자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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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등으로 고기를 자르려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지만,
고기가 부드러워서 고기를 자르는데는 문제 없다.
고기를 대충 자른후 스스로도 대견스러운 듯이 의기양양하게 고기를 입에 넣는다. 독립심이
강한 선엽이다.
수원성 전체 길이는 5.7Km정도 이며 성채는 아주 잘 보존 되어 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장안문을 먼저
구경했다. 따듯한 봄 날씨는 덥지도 춥지도 않아 산책하기엔 좋은 날씨이다. 장안문은 내부까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며 내부에 들어가면
2층으로 연결된 통로가 있다. 내부에는 조선시대 군인복장을 한 두분 관광분위기를 돋우고 계셨다.
선엽이는 조선군인 아저씨의
칼에 관심을 보인다.
우리는 두 군인아저씨와 사진을 찍었는데 아저씨는 선엽이에게 칼을 틀고 사진찍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선엽이는 조선시대
군인 복장을 한 두분에게 신기한 듯 시선을 떼지 못했다. 장안문을 나와 우리는 성밟기 산책을 시작했다. 수원성 한바퀴 돌려면 3시간 30분정도
걸린다 한다. 지금이 오후 3:00쯤이니 성을 한바퀴돌아 이곳에 다시 도착하는 시간은 저녁 06:00쯤 될 듯 하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큰 무리는 아닐 듯 싶다. 수원성은 보존이 잘 되어 있어 17세기 조선시대 성의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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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세계문화 유산으로도 지정된 곳이며 정조의 손길이 느껴지는 곳이도 하다.
중종의 손자인 정조는 뒤주에서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를 몹시도
안타까이 여겨 아버지(사도세자)의 묘소가 있는 이곳에 자주 행차하여 머물렀다 한다. 그리고 재위중 수도를 이곳으로 옮기는 계획을 세워 수원성
축조를 하였다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 성채의 건물에는 왕을 상징하는 지붕의 문양들을 눈에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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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과 정조는
비슷한 면과 다른 점이 있다.
비슷한 점은 광해군은 남한산성을 , 정조는 수원성을 남겼다. 두분다 당쟁에의해 어머니 혹은 아버지를
잃었다. 두분다 매우 똑똑한 임금이었다.
두분이 다른 점은 광해군은 자기 생모를 죽이도록 모의한 신하들에게 잔인하게 죽이는
보복을했지만,
정조는 왕위 즉위후 아버지를 죽이도록 모의한 신하들을 잡아 죽이는 보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버지를 죽이게한 신하들을
미워했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수원행차시에 아버지를 시해했던 신하와 얼굴 마주치는 것이 싫어 다른 길을 택했다 한다. 수원성 축조시에도 부역에 참가하는
백성들에게 돈을 지불했다 하니 그 성품을 헤아릴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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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는 조선의 제 2 문예부흥기를 가져올 만큼 학문/과학 등의
정비와 발전에 공헌을 했다. 특히 많은 젊은 학자들을 발굴하여 학문발전에 이바지 하게 했다. 성의 축성에는 서양의 과학적인 기법도 이용되었다.
정약용은 나이 31세에 축성의 책임을 맡아 새로운 개념의 도시구상과 임금제, 거중기 고안등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성곽은 매우 튼튼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곳곳의 건물에서는 조선 건축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정약용의 치밀한 성격이
드러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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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북문(장안문)에서 출발하여 동문(창룡문)으로 산책을 하였다. 조금 가다보니 개천을 만났다. 이 개천은
수원성 남북으로 흐르고 있는데 개천위로는 화홍문을 만들어 그 아래로 흐르게 하고 있다. 화홍문은 군사적인 시설 느낌보다는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누각이다. 화홍문옆에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그 모습이 봄의 정치와 더불어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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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을 밟고 산책하는 길은
생각보다 덜 피곤하다. 지대가 높다보니 눈앞에 펼쳐지는 탁트인 시야로 인해 피곤함을 덜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선엽이는 벌써 뒤에
처졌다. 그래도 성엽이 형아가 장난을 걸어 주니 좋아라 하고 뛰어 온다.조금 지나니 연무대에 다달았다. 이곳은 병사들을 훈련 시키는
장소라 한다. 넓은 잔디밭에는 소풍나온 많은 가족들이 봄 볕을 즐기고 있다
<--(화홍문
누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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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좀 쉬었다. 그리고 선엽이를 업고 봉화대
쪽으로 향했다.
아직까지 선엽이는 업고 다닐만 하다. 하지만 더 2~3년 후에는 않될 듯 하다. 선엽이를 업고 가다. 목이 마르다
하여, 봉화대 성 산책로 아래에 있는 남향공원에서 쉬기로 했다. 물론 그시간에 나는 가게에 가서 음료수를 사왔다.
성엽, 준엽이와
선엽이는 벌써 공원에서 놀고 있다.
공원 벤치에 앉아 있으니 팔달산이 바로 보인다. 팔달산은 산이라고 하기엔 좀 자그마하고, 언덕이라
하기엔 좀 큰 규모다.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한 15분~20분 정도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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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문에 부분이 유일하게 성길이 끊어진 곳이다.
그 끊어진 부분에는 시장이 들어섰다. 우리는 시장길을 가로 질러 팔달문을 잠시 구경했다. 규모는 남대문보다 작다. 그러나 모양은 새끼
남대문쯤 될 것 같다.
횡단보도를 건너니 극장가가 나온다. 민정이도 영화를 보러 이곳까지 왔다 한다. 젊은 사람들이 앞도적으로 많다.
우리는 오늘 최대 관문인 팔달산 오르는 계단 입구에서 쉬기로 했다. 이곳에는 관광 안내소가 있어 수원성에대한 지도를 얻을 수
있다.
선엽이는 벌써 잠이 들어 버렸다. 녀석에게는 꽤나
긴길이었던 것 같다. 나는 잠이든 선엽이를 업고 팔달산 정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얼마나 곤히 잠이 들었는지 내 등에서 선엽이가
자꾸 더 꼬부라 진다.
정상에 오르니 내 이마와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정상에서 맞는 바람이 이렇게 시원할 줄이야. 팔달산
중간쯤에는 벗꽃길이 있는데 하얀 벗꽃 숲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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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성 전체를 굽어 볼 수 있는 곳이 팔달산 정상에 있는 서장대이다.
이곳에서는 수원성은 물론 서쪽 멀리 까지 관측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서울로 치면 남산과 같다고 할까 ? 잠이든 선엽이를 좀 편안한데에
뉘이고 나는 서장대 주위를 감상했다.
서장대에서 보니 저앞에 우리가 출발했던 장안문이 보인다.
아이들을
인솔했던 선생님의 설명을 옆에서 들을 수 있었는데, 아이들은 흥미없어 하는듯했고 나만 열심히 들었다.
말씀으로는 이곳에서 정조가 불꽃놀이를
했다고도 한다.
예전으로 돌아가 빽빽한 주택 건물을 제거하고 예전의 수원성을 상상해보니 밤하늘의 불꽃놀이가 참 아름다웠을 듯
싶다.
특히 이곳저곳 꽃들이 만개한 봄의 밤하늘이었다면 더욱 아름다웠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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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대옆에서는 두분이 연을 날리고 있었다. 연의 길이에 감탄한 준엽이가 보일듯 말듯한 연이
보이냐고 묻는데, 도데체 연을 찾을 수 없어 내 눈을 의심했다. 눈을 부라리고 다시 보니 가물가물한 연이 보인다.
옆에 구경온
노인분들은 "저 연은 젊은 사람들이나 보는 거야." 하고 말씀하신다. 휴~~ 나도 겨우 젊은 축에 끼었네...
선엽이도 연이 신기한지
자기도 날려보고 싶다한다. 역시 도전정신이 투철한 선엽.
얼마전엔 물로켓에 담긴 낙하산을 보더니 자기도 이 낙하산을 메고 뛰어
내려보겠다고 해서.. 말리느라..설명하느라 진땀뺐다.
(성엽이형이
열심히 돌바준 덕분에 선엽이도 무사히 산책을
마쳤다)
지친 사람도 없이 수원성 일주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성이 갖은 아름다운 모습들 때문 아닐까 생각해본다.
장안문 아래 벤치에서 아이들은 코코아를 어른들은 커피를 마시며 한숨을
돌렸다.
선엽이는 코코아를 매우 좋아 하는데 아무도 자기 코코아를 건들지도 못하게 한다. 저녁무렵에는
민정이네
집에가서 저녁을 먹었다. 꿀 맛이었다.
좋은 봄 날씨에 수원성 산책은 괜찮은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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