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암사지와
지공/나옹/무학 대사 부도비)
경기도 양주에 있는 회암사 탐방을 하고나니 그동안 미루어 왔던 숙제를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천보산 중턱에 자리잡은 현재의 회암사보다 훨씬 아래에 예전 번창했던 회암사지터가 있다,
지금은 경기도
박물관이 주축이되어 발굴작업이 상당이 진척되어 있다. 주춧돌들이 발굴되어 절터의
윤곽을 볼 수 있는데, 그 규모가
방대하다.
이절은 조선초 건국과 불교, 그리고 조선조 불교의 중흥실패을 사연을 담고
있어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절이다.
화정,민정,성엽,준엽, 선엽이와 함께 은행낙엽이 뒹구는 회암사로 향하는 우리는
소풍을 떠나는 기분이
었다. 가을 단풍으로 둘러싸인 산자락은 아름다운 가을풍경의 서양화 한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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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유물을 중
눈을 부릅뜬
용상 이며, 인도인을 닮은 듯한 서구적인 부처의 얼굴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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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터에 도착하니 이미 발굴한 자료를 전시해
놓은 작은 전시실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와당등에 새겨진 문양들은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이 있었다.
나는 역사에대해 문외한이지만 이러한 유물들은 무언가 특이한 냄새가 베어있는 것
같다. 와당중에는
창덕궁에서 볼 수 있었던 청색기와가 눈에 띄었다.
왕이 사는 집에만 청기와를 올렸다고 들었는데
그럼 이곳에 왕이 거처했던 곳이었던가 ?
전시실 입구에는 회암사에대해 소개해 놓은 팜플렛이 놓여 있다. 아직
발굴중이지만 이러한 팜플렛을
만들어 놓은 것은 아마 많은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듯 보였다.
일요일 오전이라 아무도 없는 넓은 발굴현장은 적막감이 흘렀다. 발굴터에 가보니 커다란 돌 물통이 눈
에 띄었는데
바위하나를 물통으로 만들었는데 그 크기가 어마어마 하다.
주춧돌이 복잡하게 놓인 발굴터 공간들 사이를 걷다보니 예전
온전했던 회암사를 거니는 착각이 든다.
건물이 상당히 많았던 것 같다. 민정이는 은행낙엽이 하나 둘씩 떨어지는
낙엽길이 환상적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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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암사는 고려 충숙왕 15년 인도 고승 지공화상이 창건하였다 한다.
그리고 나옹화상이 다시 지었으며, 태조 이성계의 배려로 무학대사가 이곳에 머무르게 하여 불사가 있을때마다 대신을
보내 찰례토록 하였다고 한다.
태조가 왕위를 물려주고 난뒤에도 회암사에 머무르며 수도생활을 했다
한다.
조선 왕실의 절로서 보호받아온 회암사는 성종, 문종때에도 왕후들의 도움으로
받아 중창 되었다.
그러나
문정황후가 이곳에서 행사참여중
서거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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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암사의 몰락은 아이러니하다.
명종때 이곳 회암사에서 큰 행사(무차대회)가 있었는데 그 행사에 큰 후원자인
문정왕후가 참석하였다.
그러나 이곳 회암사에서 행사도중 문정왕후가 갑자기 별세(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유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보우대사가 제주도로 귀향보내졌고,
절은 급격히 쇠망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일설에
의하면 유생들이
절에 불을 내어 소실시켰다는 말도 있다.
조선의 숭유 억불정책의 정점에서 회암사가 그 희생양이 되었던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극심한 당쟁와중에서 왕실과 신하들의 힘겨루기에서 왕실의
상징이었던 회암사를 몰락시킴으로써
왕실의 권력을 약화시키려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발굴작업터를 중심으로 우회도로가 새로
만들어졌는데, 우회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좀 높은 곳에서 회
암사터를 볼 수 있다.
굉장히 많은 건물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주춧돌들이 바둑판의 바둑알처럼 촘촘히 놓여져 있다.
번성기때에는 전각이 총 262간, 암자 17개,
15척짜리 불상 7구, 관음상도 10척이나 되어 크고 웅장하며
아름답기가 동국제일로서 이런 절은 중국에서도 많이
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전하고 있다.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새로 지어진
본래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회암사가 있는데 절 옆 능선길을
따라가
면 지공, 나옹, 무학대사의 부도비를 볼 수 있다.
무학대사의 부도는 용의 문양이 새겨져 있으며 ,
앞에는 쌍사자 석등이 있는데 석등을 받치고 있는 두 마리 사자 모양이 절묘하다.
부도비들이 나란히
자리잡은 그곳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북한산의 경치는 아름다웠다.
아이들과 나는 아름다운 이곳 부도비에서 사진을
몇장찍었다.
그렇게 번창하였던 절도 어찌어찌하여 세월속에 묻쳐버리니 인생무상(人生無常 : 모든
사물은 생겨났다
소멸하며 영원히 한모양으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라는 의미)함을 느낀다.
붉게 타오르는 산길의
단풍들을 보며 아이들과 구불구불한 산길을 내려왔다. 팜플렛에 있는 겨울 눈덮힌 사진을 보니 겨울 눈덮힌
회암사지를 다시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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